'4년 전 데자뷰' 롯데, 최악은 면했지만 여전히 숙제는 남았다

FA 계약 후 이석환 대표이사와 악수하는 정훈(오른쪽). 롯데 자이언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롯데 내야수 정훈(34)의 재계약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총액 1,000억 원은 넘기지 못했지만 989억 원이라는 역대 최고액을 달성한 정도로 시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롯데는 5일 정훈과 계약 기간 3년 총액 18억 원(계약금 5억 원, 연봉 11억 5000만 원, 옵션 1억 5000만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선 2021년이 지나기도 전에 FA 15명 중 14명이 계약을 마무리할 정도로 각 구단들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올해 유일하게 남았던 FA 정훈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2021시즌 가장 안정적이었던 1루수는 단연 정훈이었다. 수비 이닝 796⅔이닝을 소화한 정훈은 1루수 최소 실책(1개)을 기록했다. 타격도 타율 2할9푼2리(486타수 142안타) 14홈런 79타점 OPS .818로 준수했다.
 
정훈은 FA 시장에서 롯데 잔류를 선택했다. 이로써 롯데는 FA 시장에 나온 두 명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모두 잃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손아섭, 롯데 떠나 NC와 4년 64억원에 계약. NC 다이노스
​롯데는 4년 전에도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2017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간판스타 2명 중 한 명을 놓쳤다. 외야수 손아섭은 잔류를 택했지만 포수 강민호는 삼성으로 떠났다.
 
당시 롯데는 강민호의 삼성 이적 후 4년 동안 포수난에 시달리며 고전해야 했다. 롯데의 안방을 이어받은 안중열, 지성준 등 포수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롯데는 여전히 안방 고민을 안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손아섭이 '낙동강 라이벌' NC로 떠났다. 2022시즌은 손아섭의 공백도 고려하며 준비해야 한다. 타선에 전준우(타율 3할4푼8리)와 안치홍(타율 3할6리)이 건재하지만 타선의 한 축을 담당할 새로운 얼굴을 발굴해야 한다.
 
2007년 데뷔 후 15시즌 동안 롯데 '원 클럽맨'으로 뛴 손아섭은 통산 타율 3할2푼4리, 2077안타, 165홈런 OPS .866을 기록했다. 주전 자리를 꿰찬 2010시즌부터 2019시즌(2할9푼5리)을 제외하고 꾸준히 3할대 타율을 유지했다.
 
김재유, 추재현, 신용수 등 지난 시즌 1군에서 기회를 받았던 외야수들이 손아섭의 공백을 메울 대안으로 떠오른다. 
 
입단 5년 차 내야수 한동희(22)는 거포 유형으로 최근 가파른 성장세로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홈런은 17개로 이대호(19개)에 이어 팀 내 2위였다. 2020시즌부터 주전 3루수로 발돋움해 2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와 두 자릿수 홈런을 올렸다. 한동희는 롯데 타선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로 평가받는다.
 
새 외국인 타자 DJ 피터스(26)도 지켜볼만 하다. 외야수 피터스는 마이너리그 5시즌 통산 타율 2할6푼6리 96홈런 290타점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 3시즌 연속 20홈런을 넘길 정도로 장타력을 갖춘 타자다.
 
롯데는 손아섭의 보상선수로 투수 문경찬을 지명했다. 내부 선수로 손아섭의 공백을 메우겠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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