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재명 친형 재영 씨 첫 언론인터뷰 "재선·재명 동생들 싸움 말리지 못한 게 가장 안타깝다"


이재명 후보의 친형 재영 씨가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재영 씨는 지난해 연말 성남에서 CBS노컷뉴스와 처음으로 인터뷰를 했다.

이재명 후보의 가족은 재국, 재순, 재영, 재선, 재명, 재옥, 재문 등 5남 2녀의 7남매다. 이 중 넷째 재선 씨가 2017년 11월. 여섯째 재옥 씨는 2014년 8월 각각 사망했다. 장남 재국 씨와 큰 딸 재순 씨는 안동에서 성남으로 이사할 때 함께하지 않았고, 이후 재영 씨가 사실상 실질적으로 장남 역할을 했다고 한다.

재영 씨는 재선 씨보다는 두 살이 많고, 이재명 후보와는 6살 차이가 난다. 가구공장을 다니다 청소회사 직원으로 근무했다가 60세를 넘긴 지금도 성남의 한 빌딩 경비용역 업체에 다니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친형 재영씨.

이재영 씨는 논란이 되고 있는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문제에 대해 "어쨌든 욕을 한 건 형(재선)이 어떻게 했던 그걸 떠나서 본인이 잘못했다고 할 수밖에 없는 거죠. 다른 방법은 없는 것 같아요. 잘못한 건 잘못한 거고. 참 아쉬운 거죠. 그것 때문에 성남시장 할 때도 경기도지사 할 때도 고통을 받은 거잖아요. 평생 자기가 살아가는 동안까지 안고 있어야 되겠죠. 지금도 솔직히 저는 동생들에 대해서 욕을 했던 그 부분을 변명을 해서 잘했다, 못했다 얘기하고 싶진 않아요. 나중에 형수(이재선 씨 부인)라도 만나서 새로 풀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쨌든 형수랑 그렇더라도 조카들이 있으니까. 그렇게라도 정리를 하고 세상에 퍼진 걸 어떡해요. 되돌릴 수는 없잖아요. 이제는."

재영 씨는 다만 어머니에게 욕설했던 재선 씨의 행동에 대해서는 재선 씨가 심했다고 말했다.

"재선이가 너무 심한 욕을 했던 거죠. 넷째(이재명 후보)가 그 욕을 다시 '만약에 형수(이재선 씨 부인) 애들이 그런 말을 하면 어떻겠느냐' 그런 얘기를 하다가 '네가 옳냐' 하면서 욕이 된 것 같아요. 욕을 한 건 너무 심한 욕을 한 거죠 재선이가, 그 말은 하지 말았어야죠, 아무리 그렇더라도."

"하지 말았어야죠, 아무리 형제간에 싸우더라도 하지 말았으면 어떻게 보면 동생(이재명 후보)이 그런 욕까지 안 했을 거고. 그걸 또 세상 밖에 내보낸 자체도 그건 셋째(이재선 씨)가 잘못한 거잖아요. 참 그때 성질이 나더라도 그 순간에 그 말은 하지 말았어야 되는데, 욕까지 해서, 그게 너무 아쉽죠. 물론 가족이니까 녹음하든 안 하든 안 하는 게 맞는데 그걸 또 녹음을 해서 이렇게 (퍼뜨리게) 해놔서."

누구라도 형(재선)이 엄마한테 욕설하면 화가 나지 않았겠느냐? 라는 질문에는 "저라도 그 말을 듣고 가만히 있겠습니까? 그건 말이 안 되죠. 그 말을 했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거죠. 그다음에 누가 욕을 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그런 건 하면 안 됐었죠. 그런 말을 해서 결국은 나중에 한 사람이 뒤집어쓴 게 됐는데, 뒤집어썼든 안 썼든 형이란 존재가 그 말은 해선 안 됐던 거고, 그리고 제수씨(이재선 씨 부인)가 말렸어야 되겠죠. 그 부분을 설령 녹음 했더라도 그걸 빼고 (공개) 하던지."


재영 씨는 가족 간의 다툼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데 대해서도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얼마 전에 욕했던 녹음을 누가 틀었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참 물론 동생(이재명 후보)이 잘못한 건 맞죠. 맞는데, 본인들이 그 환경이 됐다면 그 녹음을 틀고 다닐 수 있냐고 한번 물어보고 싶어요. 잘못한 건 잘못한 건데, 그렇다고 그걸 확성기를 대고 틀고 다니는 사람들이 다 가족들이 그런 환경이 됐을 때 어떻게 처신할 건지 그건 물어보고 싶어요. 이해해줄 수 있는 부분도 어느 한쪽은 있을 거 아니에요? 그러면 조금은 이해를 해줬으면 좋겠는데 그게 아무리 정치가 됐든 뭐가 됐든 자기네들의 단체에 득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그걸 틀고 다니는 사람들이나 그걸 가지고 난리 치는 사람들은 배울 만큼 배웠고 어느 만큼 사회라는 걸 다 알고 있는 분들이잖아요. 근데 그거를…"

재선 씨는 이재명 후보뿐만 아니라 가족들과도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그 계기는 성남으로 이주해 처음 장만했던 상대원동 집을 판 이후였다고 재영 씨는 말했다.

"(상대원동)집을 팔아서 어머니가 저한테는 고생 많이 했다고 저는 많이 줬어요. 자기들(이재선 씨, 이재명 후보)은 잘 벌고 있으니까 안 가져갔어요. 그때 당시에 저한테는 몇천 만 원 주고, 자기들은 그냥 오백만 원씩 가져간다고 했는데, 그것도 누나와 형 주고 셋째(이재선 씨)와 넷째(이재명 후보)는 하나도 안 가져갔어요. 그러고 어머니가 1억 정도 현금을 가지고 있었어요. (이재선 씨가) 돈을 좀 빌려달라고 했나 봐요. 받은 돈은 본인의 돈이고 어머니에게 좀 빌려 달라, 오백만 원은 누나 주고. 그런데 어머니가 '이건 내 살아있으면서 써야 할 돈인데 안 가져가면 안 되겠느냐' 하면서 사이가 안 좋아졌던 것 같아요."

성남시장 시절 이재명 대선 후보. 윤창원 기자

그리고 재선 씨와 이재명 후보 사이가 멀어진 결정적 계기는 2010년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출마하면서였다고 한다.

"넷째(이재명 후보/남자형제 기준)는 사법고시 나와서 변호사 개업할 때부터 사실 정치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고, 이재선(삼남)은 처음엔 안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동생이 시장을 한다고 하니까 그것을 자신한테 양보했으면 하는, 근데 정치가 양보는 안 되잖아요. 안타까운 게 그 부분이죠."

"재선 씨가 자신이 (성남시장 후보로) 나올 것이니까 '내가 나오고, 네가 포기를 해라', 그런데 동생(이재명 후보)이 '그건 말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동생이니까 내가 하는 말이 맞다는 말을 하려고 했겠죠. 그런데 동생이 전혀 받아주는 입장은 안됐고, 그것 때문에 약간 사이가 안 좋았는데, (이재명 후보가) 시장이 되고 간섭을 많이 했죠."



어떤 간섭을 했느냐는 질문에 재영 씨는 "직원들 진급하는 데도 관여하려고 했고, (시정) 사업에도 간섭을 하고. 저도 재선이의 사무실에 찾아갔었어요. 찾아가서 '그러지 말고 동생을 도와줘라. 너는 너 나름대로 국회의원(출마)을 하든 하면서 방법이 없겠느냐'고 했더니, (이재선이)'기회는 여러 번 있는 게 아니니까 그렇다', 넷째(이재명 후보)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아요. 나도 누구를 잘못했다 말은 못 하고 입장이 난처하더라고요." 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재영 씨는 이어 "그래서 (이재명 후보가) 나한테 그러더라고요. '형은 그냥 가만히 있어라. 우리 하는 것은 우리 나름대로 성인이 됐으니까 형은 빠져라', 그래서 그때 (동생들의) 입장에서 보니 자기들이 알아서 할 정도라 가만히 있었는데 재선이가 성격이 약간 욱하는 성격이 있어요. 그러면서 (성남시 홈페이지에) 댓글을 안 좋게 쓰고, 시청 광장에 와서 농성도 형제간에 좀 그렇잖아요. 동생(당시 이재명 성남시장) 입장에서 직원들도 많은데 창피했겠죠. 형이 와서 그러니 답답해도 그럴 수도(말릴 수도) 없고."


재영 씨는 형으로서 두 동생의 다툼을 제대로 말리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과 안타까운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그게 제일 안타깝죠. 형이 형 노릇을 못 했으니까. 아버님이 돌아가셨으니 따지고 보면 내가 (가장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내가 그럴 정도가 못 돼서 동생들 싸움도 제대로 못 말리고 그런 부분이 굉장히 안타깝죠."

재영 씨는 안동에서 성남으로 이사한 직후 상대원동에 살던 시절을 그리워했다. 단칸 월세방에서 어렵게 살며 다들 생활전선에 뛰어들었지만, 단란했기 때문이다. 성남으로 이주한 뒤 6년 만에 집을 마련했고, 아버지가 고향에 진 빚도 갚았다. 당시 집을 구입한 가격은 1300만 원, 단층 슬라브였는데 반지하 방이 있었다고 한다.

옛집이 있던 자리는 상대원 성당 주차장으로 변해 있었다. 재영 씨는 가끔 집터만 남은 이곳을 찾는다고 했다.

"좀 시끄러운 소리 나오고 그러면 '거기 살 때는 그래도 괜찮았는데, 그러면서 올라와 보죠. 여기 살 때는 형제들, 부모 다 편하고 좋았는데 왜 이렇게 됐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재영 씨는 가족 중에서 유일하게 중학교를 졸업했던 동생 재선이가 처음에는 빵 공장에 다니다 직업훈련소에 입소해 1년간 불도저 수리 기술을 배운 뒤 고리 원자력 공사 현장에 취직해 3년 정도 가족과 떨어져 지냈는데 당시로서는 꽤 많은 월급을 받았는데 모두 부모님께 보내 집을 사는 데 보탰다고 회고했다.

"재선이가 원자력 공사하는 현대건설 들어가서 3년 동안 굉장히 고생해서 벌어서 여기 다 보탰어요 집사는데 . 이 집을 사는데 아버지 혼자 집을 산 게 아니라 나하고 재선이 하고 아버지하고 같이 벌어서 (보탰다). 안 쓰니까 빨리 모아서 샀던 것 같아요."

재영 씨는 셋째(재선)가 넷째(재명) 도움으로 대학진학 공부를 했고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에 다니게 됐고 회계사 시험에 합격했지만, 가족들을 위해 자신의 꿈을 접었던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1983년 학력고사에 응시한 재선 씨의 성적이 좋아 서울대로 진학하고 싶어 했지만, 당시 아버지가 재명이처럼 장학금을 받으면서 다닐 수 있는 곳으로 진학하도록 권유했고, 그래서 건국대 경영학과에 장학생으로 입학해 생활비를 받으며 다니게 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재선 씨가 재학 중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회계법인에 다니다 대학교수가 되기 위해 유학을 가려 했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꿈을 접은 적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박종민 기자

그러면서 형제들이 함께 집을 지어 살자고 했었는데 이렇게 돼서 안타깝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재선인가 재명인가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 나중에 우리 돈 벌면 널찍한 곳에 가서 땅 사서 빙 둘러서 집 지어놓고 애들 오면 같이 놀게 하고 나이 먹고는 그렇게 살자고 얘기했었거든요. 클 때는. 그런 얘기까지 하고 했으니까 그때는 참 좋았죠. 굉장히 좋게 잘 지냈었는데… 참 아쉬운 부분이 그때 한순간만 참았으면 괜찮을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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