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당 대표 탄핵' 일촉즉발 위기 넘긴 윤석열‧이준석…'원팀' 극적 합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저녁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선거대책위원회 개편 등을 두고 극한 갈등 끝에 가까스로 막판 합의를 이뤘다. 원내 의원들 사이에선 '당 대표 사퇴' 촉구 결의안까지 거론되는 등 하루 종일 이 대표를 둘러싼 일촉즉발 분위기가 이어졌다.
 

마라톤 의총, '이준석 퇴진' 거론…윤석열 의총 합류로 극적 합의 


윤 후보와 이 대표는 6일 저녁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극적 화해와 함께 '원팀' 선언을 재차 확인했다. 지난달 20일 조수진 최고위원과의 '항명 논란'을 계기로 선대위에서 이탈한 이 대표는 해당 사태 이후 처음으로 윤 후보와 한 자리에서 손을 맞잡았다.
 
이날 오전부터 시작해 저녁까지 이어진 마라톤 의총에서는 '당 대표 사퇴' 결의안까지 거론될 정도로 이준석 대표를 향한 의원들의 압박 공세가 절정에 달했다. 이날 오후 이 대표가 직접 비공개 의총에 참석해 현 상황과 관련해 자신의 소회를 털어놓으며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윤 후보가 막판에 합류하며 사태가 일단락된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단독 회동을 마치고 의원총회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윤창원 기자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이 대표를 여러분과 국민이 뽑았다"며 "저와 이 대표, 여러분 모두 힘 합쳐 대선을 승리로 이끌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원들도 이 대표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다 했고 이 대표 역시 의원들에게 본인 입장을 다 설명하신 걸로 안다"며 "대의를 위해 지나간 걸 다 털고 다 잊어버리자"고 강조했다.
 
이 대표 역시 "긴 인고의 시간을 통해 하나로 뛰게 된 만큼 저는 오늘부터 1분 1초도 낭비하지 않겠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원팀을 선언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의원들과 비공개 의총에선 "제가 세 번째 도망을 가면 당 대표를 사퇴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울산 회동과 선대위 이탈 사례 등을 언급하며 재발 방지를 다짐한 것으로 보인다.
 
대선을 60여일 앞두고 당 대표 퇴진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가까스로 피하긴 했지만,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이 대표와 윤 후보는 극한 대립 모습을 연출했다. 선대위 전면 개편을 선언한 윤 후보는 권영세 신임 사무총장과 이철규 신임 전략기획부총장을 내정했지만, 이 대표가 이에 반대 의사를 보이면서 충돌했다. 이 대표는 특히 이 부총장과 관련 인선에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고, 윤 후보는 인선을 강행했다. 이 때문에 대선과 함께 실시되는 5곳의 재보궐선거와 6월 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싼 전초전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6일 저녁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이준석 대표가 경기도 평택 냉동창고 화재 진압 중 순직한 소방관들 빈소를 방문하기위해 차량 동승을 제안하자 윤석열 후보가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윤창원 기자
전날 윤 후보가 선대위 전면 개편을 선언한지 하루 만에 이 대표와 갈등이 재차 불거지면서, 이 대표를 향한 원내 의원들의 성토가 오전과 오후 내내 이어졌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선대위 해산'이라는 극약 처방을 선택한 이상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당이 뭉쳐야 할 상황에서조차 이 대표가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오전 개최된 의총에서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더 이상 못 참겠다. 이 대표 사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불을 붙였다. 박수영 의원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사이코패스에 양아치인데 우리 당 안에도 사이코패스·양아치가 있다"며 "당 대표란 사람이 도운 게 뭐가 있냐"며 이 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송언석 의원은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거론하며 사퇴와 탈당까지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홀로서기 나선 윤석열, 갈등 봉합…향후 재발 우려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당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윤창원 기자
선대위 해체와 함께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 결별을 택한 윤 후보가 '홀로서기'를 선택하면서 당 안팎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한 게 의총을 통해 드러난 상태다.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며 흔들리고 있는 윤 후보 입장에선 내부 전열 정비가 최우선인 상황임에도 이 대표가 '윤 후보 흔들기'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선대위 내 한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선대위를 떠나면서 수뇌부들이 불안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며 "사실이든 아니든 간에 '김종인'이란 인물이 조직 장악과 안정감을 상징하고 있었는데 거기에 의존하다가 갑자기 홀로서기를 나서려니 흔들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극적 합의를 이루면서 이 대표의 이탈을 막으며 일단 표면적인 갈등은 봉합된 상태다. 당내에선 2030표심 확보를 위해 이 대표와 동행이 필수적이라는 주장과 이 대표의 돌출 행동이 재차 반복될 것이란 우려가 엇갈린다.
 
전직 선대위 소속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를 대표 직에서 끌어내릴 수 있다면 사퇴 압박 움직임에 얼마든지 동의하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며 "수도권 민심과 당 안팎 상황에 둔감한 영남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퇴출론 등 강경 발언이 나온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치맥 회동과 경의선 회동, 울산합의에 이어 윤 후보와 이 대표의 이런 식의 화해가 벌써 몇 번째냐"며 "이 대표의 돌발 행동은 또 반복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번엔 마무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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