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시위 사상자 급증…"보안요원 18명, 시위대 수십명 사망"

내무부 "최대도시 알마티 상황 여전히 심각…무기 안내려놓으면 사살"
옛 소련권 안보협의체 CSTO 평화유지군 파견…"러시아는 공수부대 보내"

연합뉴스
연초부터 불거진 카자흐스탄 대규모 시위 사태로 무장 시위대와 진압 군경 간에 충돌이 격화하면서 사상자가 급증하고 있다.

타스·리아노보스티·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보건부는 6일(현지시간) 유혈 시위 사태로 1천 명 이상이 부상했으며, 그중 400명이 입원했고 60여 명은 중태라고 밝혔다.

시위대와 진압 군경별 부상자 통계는 밝히지 않았다.

카자흐스탄 내무부(경찰)는 이날 저녁 "질서 확보 과정에서 18명의 보안요원이 숨지고, 748명의 경찰과 국가근위대 소속 군인들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내무부는 전국 여러 지역에서 경찰과 국가근위대 소속 군인들의 순찰이 강화됐으며, 질서 파괴자와 범법자에 대한 체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도 누르술탄과 다른 주요도시들의 상황은 안정적이나 알마티 상황은 여전히 어렵다고 소개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내무부를 인용해 지금까지 시위 가담자 2298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내무부는 무기를 내려놓길 거부하는 자들은 사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이날 오후 "알마티 시위 진압과정에서 보안요원 13명이 숨졌고, 그중 2명은 참수당했다"고 알마티 치안당국을 인용해 보도했었다.

시위대 사망자도 계속 늘고 있다.

목격자들은 이날 오후 군경의 알마티 도심 '공화국 광장' 진압 과정에서 시위대 가운데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으나, 공식적 확인은 나오지 않고 있다.

치안당국은 이날 저녁에도 시내 경찰서 인근에서 테러리스트들이 사살됐다고 밝혔으나 정확한 수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알마티시 경찰 대변인은 하바르24와의 인터뷰에서 "간밤에 극단주의 세력(시위대)이 시내 관청과 경찰서, 파출소 등에 대한 공격을 시도했으며 수십 명의 공격자가 제거됐다"면서 "이들의 신원 확인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치안당국은 이날 새벽부터 알마티시에서 대테러작전을 시작한다고 밝혔었다.

작전은 이날 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저녁까지 계속됐으며 이 과정에서 군경과 시위대 사이에 추가적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바르24 TV는 보안요원들이 옛 대통령 관저와 시청, 공화국 광장 등을 장악했다고 전했다.

LPG 가격 급등에 분노한 카자흐스탄 주민들. 연합뉴스

하바르24 TV는 알마티와 서남부 도시 악타우, 북서부 도시 악토베의 공항이 폐쇄됐다면서, 수도 누르술탄 공항만 정상 운영 중이라고 소개했다.

군경은 전날 늦은 저녁 시위대가 장악하고 있던 알마티 공항을 탈환했으나 공항 운영은 재개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마티와 아스타나에선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 서비스가 차단돼 있으며, 국제전화도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의 은행들도 모두 영업을 중단했다.

카자흐스탄에선 가스값 급등에 따른 민생불안이 정부를 향한 반감으로 번지면서 연초부터 전국적으로 시위가 확산했다.

항의 시위는 서남부 망기스타우주(州) 자나오젠과 악타우에서 지난 2일 촉발돼 이틀 뒤 동남부 최대 도시 알마티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들로 번졌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전국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야간 통금을 실시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당국은 이번 시위 사태가 외국에서 훈련받은 테러 분자들의 침입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목격자들은 경찰과 군인뿐 아니라 일부 시위대도 자동소총으로 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주도하는 옛 소련국가들의 안보협의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는 카자흐스탄 정부의 요청으로 현지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했다.

알마티 시내에 배치된 군경. 연합뉴스

CSTO 의장을 맡은 아르메니아의 니콜 파쉬냔 총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카자흐스탄의 요청에 따라 CSTO 소속 평화유지군이 제한된 기간 카자흐스탄으로 파견될 것이라고 밝혔다.

6일 카자흐스탄으로 파견된 CSTO 평화유지군에는 러시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 출신 군인들이 포함됐다. CSTO를 주도하는 러시아는 공수부대를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유지군은 카자흐스탄의 중요 국가 및 군사시설을 보호하고, 질서 회복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CSTO 측은 설명했다.

평화유지군은 이날 카자흐스탄에 도착해 임무 수행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CSTO 평화유지군이 훈련이 아닌 실제 작전에 투입된 건 처음이다.

하지만 전체 3600명 규모의 평화유지군 가운데 몇 명이 카자흐스탄으로 파견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러시아 외무부는 CSTO의 평화유지군 파견 결정과 관련한 언론보도문에서 "최근 카자흐스탄 사태는 훈련되고 조직화된 무장단체를 이용해 무력으로 국가의 안보와 통합성을 훼손하려는 외부의 시도"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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