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브로드웨이·웨스트엔드 공연이 멈춘 가운데서도 우리나라 공연계는 '쇼는 계속 되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꿋꿋하게 관객을 맞았다. 2022년 뮤지컬·연극 라인업은 팬데믹 이전과 견줄 만큼 풍성해졌다. 올해 무대에서 관객을 기다리는 뮤지컬·연극을 소개한다.
뮤지컬-라이온 킹 내한공연부터 물랑루즈 전 세계 초연까지
올해 뮤지컬 내한공연의 포문은 '라이온 킹'(1월 26일~3월 18일·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이 연다. 라이온 킹은 남극을 제외한 전 대륙에서 공연했고, 21개국·1억 1천만 명이 관람한 흥행작이다. 이번 공연은 14년간 주인공 '라피키'를 연기한 푸티 무쏭고를 비롯 베테랑 배우가 총집결했다. 오프닝곡 '서클 오브 라이프', '캔 유 필 더 러브 투나잇' 등 명곡의 향연이다. 4월에는 부산 드림씨어터로 옮겨 공연한다. 송스루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2월~4월·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는 앙코르 공연한다. 프랑스 원어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넘버(음악)와 독창적 안무,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 연기가 매력적인 작품이다. 넌버벌 퍼포먼스 '블루맨그룹' 월드투어(6월 15일~8월 7일·코엑스아티움)도 내한한다.
창작·라이선스 초연작도 잇달아 관객을 만난다. 여성 화가 프리다 칼로의 생애를 다룬 창작뮤지컬 '프리다'(3월 1일~5월 29일·세종문화회관 S씨어터)는 2021년 제15회 DIMF(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전석 매진과 기립박수를 이끌어낸 기대작이다. 대작 뮤지컬을 주로 제작해온 EMK뮤지컬컴퍼니의 첫 번째 소극장 프로젝트다. 주인공 '프리다' 역은 최정원, 김소향이 맡는다. 창작뮤지컬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3월 29일~5월 15일·국립정동극장)는 독재자의 대역배우였던 노인 '네불라'와 그의 인생 사진을 찍는 가짜 사진작가 '수아'의 동행을 그렸다. 한정석(작가), 이선영(작곡가), 박소영(연출가)가 뭉쳤다. 배우 현빈과 손예진 주연의 동명 드라마를 무대화한 창작뮤지컬 '사랑의 불시착'(9월 15일~11월 6일·코엑스아티움)도 가을 무렵 개막한다.
CJ ENM이 공동 제작한 주크박스 뮤지컬 '물랑루즈'(12월 중·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는 전 세계 라이선스 초연한다. 2021년 제74회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작품상 포함 10개 부문을 휩쓴 신작이다. 클럽 '물랑루즈'의 가수와 젊은 작곡가의 사랑 이야기가 엘튼 존, 비욘세, 아델 등 팝스타의 곡과 어우러진다.
검증받은 흥행작도 눈에 띈다. 김준수·김성규 주연의 '엑스칼리버'(1월 29일~3월 13일·세종문화회관 대극장)가 앙코르 공연한다. '데스노트'(4월~6월·충무아트센터 대극장) 레플리카 버전(해외 라이선스 뮤지컬의 음악·안무·의상·무대 등을 국내 정서에 맞게 각색), 빅토르 위고 원작의 '웃는 남자'(6월~8월·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로얄드 달의 동화가 원작인 '마틸다'(10월~2023년 2월·대성 디큐브아트센터),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대명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11월 18일~2023년 2월 28일·충무아트센터 대극장)도 관객을 찾는다.
연극-라스트 세션부터 채식주의자까지
연극 '라스트 세션'(1월 7일~3월 6일·대학로 TOM)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 '오일남'(일명 깐부 할아버지) 역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오영수의 무대 복귀작이다. 프로이트(신구·오영수)와 C.S. 루이스(이상윤·전박찬)가 90분간 신과 종교, 삶과 죽음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한다. '리차드3세'(1월 11일~2월 13일·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는 황정민이 피의 군주로 군림한 악인 리차드3세를 연기한다. 극중 리차드3세와 권력 쟁탈전을 벌이는 엘리자베스 왕비 역의 장영남은 최근 인터뷰에서 "황정민의 원맨쇼"를 관전포인트로 짚었다.
일부 공공·민간 극장도 올해 라인업을 공개했다. 국립극단은 신유청 연출의 '엔젤스 인 아메리카-파트 투'(2월 25일~3월 27일), 수전 손택 원작의 '앨리스 인 베드'(8월 24일~9월 18일), 김광보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연출한 '세인트 죠운'(10월 5~30일), 한강 원작의 '채식주의자'(9월), 정진새 연출의 '극동 시베리아 순례길'(11월)를 공연한다.
두산아트센터는 '2022 두산인문극장' 주제인 '공정'(Fairness)에 관한 연극 '당선자 없음'(5월), '웰킨'(6월), '편입생'(7월)을 무대에 올린다. 1930년대 영국 애싱턴 광부들이 그림 수업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려낸 '광부화가들'(12월), 2021년 DAC Artist 공모 선정 작가인 진주의 '클래스'(10월), 제11회 두산연강예술상 수상자인 연출가 윤혜숙의 신작(11월)도 선보인다.
국립정동극장은 박정희 연출의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1월 18일~2월 27일)과 '2022 국립정동극장 연극시리즈-배우 류정한 편'(11월 22일~12월 31일)을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