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가격 인상하자 라떼 10잔 '나에게' 선물하기 한 김대리

황진환 기자

'카톡, 카톡, 카톡'

직장인 김모(32)씨의 카카오톡이 쉴 새 없이 울렸다. 스타벅스 카페라떼 10잔이 '선물하기'로 도착해 있었다. 보낸 사람은 김 대리 본인이다. 스타벅스가 오는 13일부터 커피가격을 올린다는 뉴스에 가격 인상이 되기 전 커피 기프티콘을 미리 구매한 것.

스타벅스 음료 53종 중 카페 아메리카노를 포함한 46종의 가격이 100원에서 최대 400원 인상된다.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카푸치노 등 23종은 400원, 카라멜 마키아또와 스타벅스 돌체 라떼, 더블샷 등의 15종은 300원, 프라푸치노 일부 등 7종은 200원, 돌체 블랙 밀크 티 1종은 100원이 각각 오른다.

가격 인상에 따라 아메리카노는 4100원에서 4500원, 라떼는 4600원에서 5천원으로 가격이 바뀌게 된다.

김 대리는 "밥 먹고 꼭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는데 자주 마시던 스타벅스 라떼 가격 앞 자리가 바뀐다고 하니까 꽤 부담으로 느껴진다"며 "동료들도 내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만 너무 올라 속상하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라면, 버거, 커피까지…주식(主食)도 후식(後食) 모두 올라


연합뉴스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1위 스타벅스 코리아가 음료 가격을 인상한다고 발표하면서 라면과 버거 등 식품업계 전반의 가격 인상 릴레이가 이어지는 모습니다.

인스턴트 커피 시장 점유율 1위인 동서식품 역시 오는 14일 카누와 맥심 등 커피 제품의 출고 가격을 평균 7.3% 인상하기로 했다.

맥심 오리지날 170g 리필 제품은 5680원에서 6090원으로 7.2%,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 1.2kg 제품은 1만 1310원에서 1만 2140원으로 7.3%, 맥심 카누 아메리카노 90g 제품은 1만 4650원에서 1만 5720원으로 7.3% 출고 가격이 올라간다.

스타벅스와 동서식품은 가격 인상 요인으로 지난해부터 급격히 오른 국제 커피 가격과 물류 비용을 꼽았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최근 급등한 원두 가격 등 지속 상승 중인 각종 원부재료와 코로나19로 인한 국제 물류비 상승 등 다양한 비용의 가격 압박 요인이 발생해 부득이하게 가격을 인상했다"고 말했다.

실제 국제 아라비카 원두의 가격은 지난 2020년 1파운드 당 113센트에서 지난달에는 230센트로 치솟으며 103.5% 상승했다.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 가뭄과 냉해 피해로 수확량이 줄어든데다, 코로나19로 물류 비용이 증가한 탓이다.

게다가 오는 4월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이 리터당 20.8원, 탁주는 리터당 1원이 오르면서 주류 가격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4월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충분히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식품업계 가격 인상 릴레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져왔다. 버거킹은 버거류 33종을 평균 215원 인상했고, 롯데리아도 지난달부터 평균 200원씩 가격을 올렸다. 라면도 오뚜기와 팔도, 삼양식품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제철 과일 가격도 고공행진중이다. 7일 기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딸기(2kg 기준) 가격은 평균 3만 84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50.6% 가격이 올랐다.


치솟는 환율에 물가 상승 압력 거세져…올해도 물가 상승세 이어질 듯


연합뉴스
소비자물가 역시 크게 올라 통계청 기준 지난해 12월 외식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4.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1년 9월 4.8%의 상승률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통계청이 조사하는 39개 외식 물가 품목 중 38개가 가격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갈비탕(10.0%), 생선회(8.9%), 막걸리(7.8%), 죽(7.7%), 소고기(7.5%), 김밥(6.6%), 치킨(6.0%), 피자(6.0%), 볶음밥(5.9%), 설렁탕(5.7%), 돼지갈비(5.6%), 짜장면(5.5%), 라면(5.5%), 삼겹살(5.3%), 냉면(5.3%), 햄버거(5.2%) 등 대부분의 외식 물가 가격이 상승했다.

물가 상승세는 올해도 쉽게 꺾이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11월 경제 전망에서 한은은 올해 상반기 물가가 2.3%까지 올랐다가 하반기에는 1.8%로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1년 5개월여 만에 달러당 1200원 선을 돌파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최근 물가 상승에 기름을 부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김광석 경제연구실장은 "소비자물가는 수입 물가에서 시작되는데, 환율이 오르면 제조 물가에 영향을 주고 결과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원화 가치 약세가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물가 안정을 위해 식품 할인 행사에 돌입했다.

홈플러는 오는 12일까지 돼지고기와 쌀, 감귤 등 먹거리 할인 행사를 실시한다. 1등급 일품포크 돼지고기 삼겹살(100g)이 1790원, 농협안심한우 불고기(100g) 4410원, 타이벡밀감(2.5kg) 9990원에 구매할 수 있다.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도 비축 물량을 풀며 가격 안정에 나섰다. 지난해 물가상승률(2.5%)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물가 상승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선제 조치 차원이다.

정부는 명절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소·돼지고기의 경우 평시대비 공급물량을 각각 1.5배, 1.25배 확대한다. 배추·무는 평시대비 공급물량을 각각 1.6배, 1.5배 확대하고 사과·배도 평시대비 공급물량을 각각 2.5배, 1.76배 확대해 가격 안정세를 유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10일부터 오는 28일까지 3주간을 '16대 성수품 특별공급기간'으로 지정하고, 관계부처 점검·대응반을 구성하여 수급상황을 매일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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