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5층에 사람있다…" 순직 소방관들이 진입한 이유

지난 5일 발생한 경기도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 연합뉴스

경기도 평택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들이 당시 "건물 5층에 사람이 있다"는 현장 작업자의 구조요청을 받고 건물에 진입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오전 8시~9시 사이 송탄소방서 119구조대 3팀은 현장에 있던 작업자로부터 "건물 5층에 아직 작업자 3명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 작업자는 5층에 있다는 작업자들의 옷차림과 생김새까지 상세하게 묘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요청을 받은 3팀 구조대원 5명은 곧장 인명 검색을 위해 건물로 진입했다. 하지만 오전 9시 8분쯤 구조 본부와의 연락이 두절됐다. 이어 잠잠해졌던 불길이 거세졌고 소방도 대응 2단계를 발령하며 진화에 나섰다. 실종됐던 5명 중 2명은 자력 탈출했지만, 나머지 3명은 건물 2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 소방 관계자는 "화재 현장에 있던 한 작업자가 현장 지휘부로 와서 건물 5층에 작업자 3명이 아직 있다고 얘기했다"며 "구조 요청이기 때문에 당연히 3팀이 곧장 건물로 들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제일장례식장에 평택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이형석 소방경 빈소가 마련됐다. 연합뉴스

순직한 소방관들은 이형석(50) 소방경과 박수동(31) 소방장, 조우찬(25) 소방교다. 이들이 건물 2층에서 발견된 이유는 인명검색을 위해 5층으로 올라가다가 사고를 당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현재까지 5층을 비롯 건물 내부에서 파악된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관계자는 "아무래도 5층에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으니 상층부 검색을 위해 5층으로 가려 했을 것"이라며 "당시 어떤 상황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진화작업을 하면서 올라가다 사고를 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 요청이 아니더라도 당시 불길이 잠잠해졌고 건물 수색이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진입한 것"이라면서도 "다만 그렇게 떠나보내 안타깝다"고 말했다.

현재 평택 제일 장례식장에는 순직한 소방관들의 빈소가 마련됐다. 당시 소방관들에게 구조요청을 했던 작업자는 이날 빈소를 찾아 유족들에게 당시 상황을 전했다고 한다.

경기도는 순직 소방관 3명을 1계급 특진하고, 옥조근조훈장을 추서했다.
 
이들의 합동영결식은 8일 오전 9시 30분 평택 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경기도청장(葬)으로 거행된다. 장의위원장은 오병권 경기도지사 권한대행이 맡는다. 고인들의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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