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깅하던 흑인청년 3차례 쏴 살해한 백인 부자 무기징역

범행에 사용된 장총. 사진=Pool
조깅하던 흑인 청년을 쫓아가 총으로 살해한 미국 백인 남성 2명에게 종신형이 선고됐다.
 
조지아주 글린 카운티 법원은 7일(현지시간) 주택가에서 조깅하던 아머리 아버리(25)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그레고리 맥마이클(66)과 아들 트래비스(35) 부자에 대해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또 범행당시 맥마이클 부자와 동행하며 범행현장을 촬영한 윌리엄 브라이언(52)에게는 가석방 가능한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맥마이클 부자는 2020년 2월 조지아부 브런즈윅 근처 자신의 마을에서 조깅하던 아버리를 절도사건 용의자로 오인하고 장총으로 무장한 채 트럭을 타고 5분간 추격한 끝에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법정에서 격발 당시 몸싸움을 하던 중 아버리가 총기를 잡아 위협감을 느낀 나머지 격발했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특히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 일반인에게도 용의자를 체포할 권리를 부여한 조지아주의 시민체포법에 따라 아버리를 추격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아버리가 범죄에 연루됐다는 정황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좌로부터 트래비스 맥마이클, 그레고리 맥마이클, 윌리엄 브라이언. 자료사진
법원은 맥마이클 부자가 무고한 비무장 시민을 향해 3차례나 격발하고, 피해자가 쓰러진 이후에도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가해자들이 뉘우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종신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과정에서 검찰은 이들이 말 한마디 조차 나누지 않은 사람에게 총을 쏘고, 피해자가 총을 맞고 쓰러진 뒤에도 마치 동물을 대하듯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나는 등 일말의 동정심 마저 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티모시 웜슬리 판사는 이날 선고에 앞서 아버리가 5분간 추격당하며 느꼈을 공포를 거론하면서 1분간 침묵해 법정을 숙연케 했다.
 
웜슬리 판사는 맥마이클 부자와함께 살인 혐의로 기소돼 유죄 평결을 받은 브라이언에게는 당시 범행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사건 후 현장을 촬영한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범행을 뉘우친 점 등을 감안해 가석방 가능한 무기징역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그 역시 평소 인종차별적 언행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들은 다음 달 증오범죄 혐의에 대해서 별도의 재판을 받는다.
 
이날 미국 언론은 재판 결과를 대서특필했다.
 
당초 범행 발생 70여일이 지나지 않도록 가해자들이 체포되지 않는 등 인종차별적 성격이 강한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흑인 인권단체에서는 이들에 대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촉구해 온 반면 검찰은 종신형을 구형했었다.

맥마이클 부자는 지난해 11월 유죄 평결이 나왔을 때 부터 이미 항소 의사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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