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 논의할 美-러 대화, 시작 전부터 '위기'

10일 제네바서 외교회담…브뤼셀·빈 회담으로 이어져
러 "美 착각해선 안돼…지속적 위협·압박 속 결론 없다"
美 "러 병역배치, 실질적 진전 어려워…돌파구 안보여"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미국과 러시아의 대화가 결렬될 위기다.
 
러시아는 미국의 압박 때문에 결론을 내리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 반면, 미국은 돌파구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러시아의 단계적 축소 여부에 따라 대화가 진행될 수 있다고 맞섰다.
 
로이터통신은 미러 관계가 30년 전 냉전시대 종식 이후 가장 긴장 상태에 놓여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가운데 러시아의 강경파는 협의가 깨지기 쉽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회담은 브뤼셀과 빈에서 열리기 앞서 10일 제네바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하지만 RIA통신은 세르게이 라브코프 외무차관을 인용해 외교적 회담이 한 차례만 열린 뒤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라브코프 차관은 "아무 것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것이 가능한 시나리오이고 미국은 착각해선 안 된다"면서 "대화 상대의 지속적인 위협이나 압박 속에선 어떤 결론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브코프 차관은 전 세계가 핵전쟁 직전이던 1962년 쿠바 마사일 위기 때와 비교한 발언으로 러시아의 비타협 노선을 고수한 것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미국의 예상도 마찬가지로 우울하다.
지난달 말 러시아 침공 대비 훈련하는 우크라이나 향토방위군.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CNN과 인터뷰에서 "앞으로 몇 주 동안 돌파구가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ABC뉴스와 인터뷰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10만 명의 병력을 배치한 상황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서방의 안전보장을 요구하는 가운데 미국과 동맹국들은 양측의 군사 훈련과 미사일 배치를 제한할 가능성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됐다.
 
다만 러시아는 침공 계획을 부인하며 서방에 기울어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희망하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행동에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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