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중·무중계 인과응보…파행으로 얼룩진 골든글로브

HFPA 제공
내부 비리 스캔들과 인종차별로 얼룩진 골든글로브가 결국 할리우드 영화업계의 보이콧 속에서 무관중·무중계라는 파행으로 마무리됐다.
 
9일(현지시간) 미국 LA 베벌리힐스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레드 카펫도, 배우 등 영화 관계자들의 참여도, 생중계도 없이 '그들만의 시상식'으로 끝났다.
 
골든글로브는 미국 최대 시상식 중 하나이자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지표로 불릴 정도로 권위를 자랑하던 시상식이었다. 그러나 이번 시상식을 두고 뉴욕타임스는 "이번 행사는 지난 몇 년 동안의 자유분방한 파티보다 졸업식에 더 가까울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할 정도로 위상은 크게 추락했다.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골든글로브를 두고 미국 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무엇보다도 골든글로브 뒤에 있는 조직인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가 지난 1년 동안 겪은 놀라운 타락을 보여준다"고 했으며, 이코노믹타임스도 "오스카상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골든글로브) 수상 경쟁이 HFPA의 윤리적 과실에 관한 오랜 논쟁으로 인해 크게 가려졌다"고 지적했다.
 
앞서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내부 비리 스캔들과 인종차별 문제가 불거지며 대대적인 보이콧에 직면했다. 이로 인해 시상식의 존폐까지 거론됐던 골든글로브의 주최 측인 HFPA는 시상식에 앞서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시금 지난해 발표한 조직 쇄신안을 올리며 비난 여론 진화에 나섰다.
 
HFPA는 지난해 10월 이사회 구성원의 3분의 2는 여성, 3분의 1은 유색 인종으로 구성하는 것은 물론 다양성 부문 책임자와 신임 사외 이사 3명을 영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전미흑인기자협회(NABJ), 아시아계미국인기자협회(AAJA), 전미히스패닉기자협회(NAHJ), 전미언론인클럽(NPC) 소속 21명을 신규 회원으로 추가하고 골든글로브에 대한 즉각적인 투표권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쇄신안에도 해묵은 보수성과 폐쇄성으로 인해 구체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렇기에 성난 할리우드 영화업계는 보이콧을 유지했고, 여전히 HFPA와 골든글로브에 등을 돌리고 있다.
 
이코노믹타임스는 "이러한 개혁이 향후 몇 년 동안 할리우드 스타와 방송인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할지 여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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