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에 발목잡힌 경상수지흑자…환율에도 적신호?

연합뉴스·스마트이미지 제공
경상수지 흑자행진이 19개월 연속 이어졌지만 국제유가의 고공행진 여파로 에너지 수입액이 7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상품수지 흑자폭이 반토막을 겨우 면하는 등 시그널이 좋지 않다.
 
한국은행이 11일 내놓은 '2021년 11월 국제수지'를 보면 경상수지는 71억 6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행진은 19개월, 즉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지만 흑자 규모는 지난해 11월 91억 8천만 달러에 비해 무려 20억 2천만 달러나 감소하는 등 내용을 보면 그리 안심할 수만은 없다.
 
이는 수출증가에 비해 수입증가가 훨씬 가파르기 때문에 생기는 일인데 그 중심에는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수입이 있다. 11월 수출은 596억 6천만 달러, 1년전 11월 469억 2천만 달러에 비해 27.1%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회복의 혜택을 보면서 주요 품목의 수출호조가 이어지고 해외생산수출이 확대된게 수출증가의 이유다. 
 
그런데 수입은 537억 달러로 369억 7천만 달러였던 지난해 11월에 비해 무려 45.3%나 증가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원자재 수입이 급증하고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도 확대 흐름을 이어갔기 때문이라는게 한국은행의 분석이다.
 
연합뉴스
그런데 이런 수입증가에 크게 작용한 것은 에너지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월 에너지류 수입금액은 145억 4천만 달러로 1년전에 비해 무려 151.1%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비에너지류 수입이 25.3% 증가하는데 그친것과 비교하면 그 증가율은 더욱 커 보인다.
 
특히 에너지수입액은 지난 2014년 8월의 153억 4천만 달러 이후 7년 3개월만에 가장 많은 규모여서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
 
따라서 수출에서 수입을 뺀 상품수지는 59억 6천만 달러 흑자로 전년 동월대비 흑자규모가 40억 달러 줄었다. 지난해 11월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99억 5천만 달러였으니 반토막을 겨우 넘어선 수준에 머무른 것이다.
 
그나마 우리국민이 해외에서 받은 급여와 투자소득에서 외국인이 국내에서 받은 급여와 투자소득의 차액인 본원소득수지가 186억 5천만 달러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서비스 수지가 운송수지 개선으로 적자규모가 1년전보다 1/10 수준으로 감소한데 힘입어 경상수지 흑자가 19개월 지속되긴 했지만 미래가 그리 밝지는 못하다.
 
우리 외환시장에 나오는 달러의 원천은 수출금액에서 수입금액을 뺀 상품수지 흑자와 외국인의 국내증권시장 투자금 등인데 상품수지의 흑자규모가 나날이 감소하고 있고 미국이 금리를 조기에 인상하는 등 자금줄을 조이면 국내시장에서 외화가 빠져 나가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원-달러 환율 상승을 방어할 실탄이 부족해지고 결국은 환율 상승을 억제하기가 쉽지 않아 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