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광주 붕괴 사고 원인·책임소재 규명 수사력 집중

"현대산업개발의 무리한 공사지시 있었다"…공사현장 관계자 증언 주목
부실시공 ·부실감리 ·불법 하도급·행정기관 관리 감독 부실 등 전방위 수사 본격화

현대산업개발 유병규 대표이사 등 임직원이 12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현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건물 붕괴 사고의 원인을 밝히고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건물 붕괴원인 및 공사현장 안전관리 전반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 11일 아파트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 등 관계자 2명과 당일 작업을 했던 콘크리트 타설 하도급 업체 관계자 1명, 타워크레인 기사 1명, 감리자 1명 등 5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기초조사를 진행했다.

사고 당시 건물 39층에서는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진행중이었고 아래 층에서 창호작업과 소방설비 공사 등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창호작업과 소방설비 공사 등을 맡은 작업자 6명이 실종된 것을 확인하고 이들에 대한 수색 구조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현장관계자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들 작업자로부터 특별한 사고 위험 감지에 대한 진술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구조 및 수색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소방본부 등과 합동으로 사고 원인 분석을 위한 현장감식을 벌여 붕괴원인을 밝힐 방침이다.

경찰은 이와 함께 책임소재를 규명하기 위해 무리한 공사에 따른 부실시공 여부, 안전진단 적정성, 부실감리 여부, 불법 하도급 등 공사계약 구조, 관할 행정청의 관리·감독 부실 여부 등으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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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특히 언론을 통해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의 무리한 작업지시가 붕괴사고의 원인이 됐다는 현장 관계자의 증언이 나옴에 따라 강도높은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통상 한 층에 2주일 정도 걸리는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한 두 달 전부터 공기가 늦어진다는 시공사의 압박에 의해 4~5일로 단축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학동붕괴 참사에 이어 또다시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 붕괴사고의 원인을 제공해 경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만큼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3시 47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공사 현장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작업을 하던 중 23~38층 외벽과 구조물이 무너졌다.

이 사고로 현장 작업자 6명의 연락이 두절돼 실종 상태다. 작업자 1명은 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광주시는 이날 긴급현장대책회의를 개최해 현대산업개발이 광주에서 진행하고 있는 아파트 공사를 모두 중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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