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10%대 지지율을 다지며 이른바 '안풍(安風)'을 이어가자 야권 단일화를 우려하는 더불어민주당과 단일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에게 열세를 보이고 있는 국민의힘이 '안풍 차단'에 나섰다.
국민의당은 안 후보가 선을 긋고 있음에도 국민의힘이 단일화 이슈를 계속 흘리고 있다며 이를 의도적인 '안철수 힘 빼기' 전략으로 보고 있다. 특히 13일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양자 토론 개최를 결정하자 "15%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안 후보를 제외한 것은 불공정 선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단일화 함정' 우려하는 국민의당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이날 발표한 1월 2주차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재명 후보가 37%의 지지를 받아 대선 후보 지지도 1위에 올랐다. 이어 윤석열 후보(28%), 안철수 후보(14%) 순이었다.지난 1주차 조사와 비교해 이 후보는 1%p 올랐고, 윤 후보는 변동이 없었다. 반면 안 후보는 2%p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다. (10~12일 조사, 성인 1000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안풍이 현실화되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견제도 시작됐다. 특히 국민의당은 국민의힘이 계속 단일화 이슈를 흘리며 의도적으로 안 후보의 힘을 빼고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가 방송에서 계속해 "안 후보와의 단일화는 효과가 없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에도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없는데 계속 저런다"라며 언급 자체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안 후보의 상승 기류와 확장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누르는 방법은 단일화라고 생각하고 이런 정치 프레임을 자꾸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뺀 이재명·윤석열 양자 토론에…"기득권 담합"
국민의당은 특히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양자 토론 개최를 결정한 것이 '안풍 차단'의 결정적 장면이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항의할 계획을 세우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은 "안 후보가 치고 올라오니까 '적대적 공생관계'로 돌아와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발했다. 권은희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무려 지지율 15%를 넘는 후보를 배제하는 방송 토론은 누가 봐도 불공정한 선거이고, 헌법이 보장하는 선거 공정에 대해서 명백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야권단일화를 일종의 수순으로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강하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번 대선의 키워드는 정권교체"라며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이 60% 가까이 되고, 이재명 후보가 지지율 40%를 뚫지 못하는 것도 그만큼 국민적 요구가 강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훈식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도 이날 YTN 라디오에 나와 "전략적으로만 보면 (야권 단일화가) 된다고 생각하고 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