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녹취 공개 '초읽기'…윤석열은 "바쁘다·모른다" 대응 자제

국회사진취재단·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가 기자와 나눈 통화 녹취 내용이 16일 오후 MBC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윤 후보는 기자들의 연이은 질문에 "할 말이 없다"며 답을 피하고 있는데, 수사 관련 사항이나 사생활 관련 내용을 제외하고는 모두 방송이 가능해 내용에 따라 큰 파장이 예상된다.

윤 후보는 지난 14~15일 부산·울산·경남을 방문했는데, 동행한 기자들이 김 씨의 통화 내용과 관련해 질문할 때마다 "드릴 말이 없다"며 답을 피했다. 법원의 방송금지 가처분신청 일부 인용 결정 이전인 14일에는 "지금 언급할 이야기는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고, 일부 인용 판단으로 방송이 가능하진 이후인 15일에는 "일정이 너무 바빠서 판결문을 아직 못 봤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관련 사안을 살펴보지 않고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지방 순회 일정이 빼곡히 짜여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그간 윤 후보가 부인 김건희 씨와 관련된 의혹 제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다는 점에 비춰보면, 기조가 다른 셈이다.


윤 후보는 김씨의 허위 이력 의혹이 불거지자 이를 '여권의 기획공세'라 규정하며 초반부터 진실공방에 직접 참여한 바 있다. 추가 의혹제기가 이어지다 김씨가 끝내 사과하자 윤 후보는 새시대준비위원회와의 인터뷰 형식으로 "자기도 여자로서 남편의 위로를 받고 싶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 5일 '선대위 해체' 기자회견 때에도 "제가 볼 때는 형사적으로 처벌될 일이 크게 없을 것 같아서 걱정하지 말라고 해도, 여성으로서는 이런 것을 계속 받는 것에 대해 굉장한 스트레스도 받아왔다"며 감쌌다.

윤창원 기자

이처럼 윤 후보는 남편으로서 아내를 돕겠다는 역할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윤 후보의 옹호는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며 논란을 키웠고, 윤 후보의 모토인 '공정'에도 생채기를 내는 등 지지율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돼버렸다.

결국, 당시의 경험에 기반해 이번에는 섣부른 옹호 행동을 자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당 차원에서 MBC의 방송 내용이 어느 수준인지 제대로 파악 못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신 선대본부 내에서는 이번에는 파장이 커졌을 때 발빠르게 대응을 해야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일단 방송 내용이 어느 수준인지 살펴보고 대응하게 될 것 같다"며 "어떤 경우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일이 생긴다면 과거보다 발빠르게 후보가 나서서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