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MBC 소속 기자 지목하며 "선거개입 의도가 역력한 권언유착"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을 보도 예고한 MBC를 항의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녹취록' 일부에 대한 보도를 예고한 MBC 측에 방송 내용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며 실질적인 반론권 보장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녹취록을 확보한 MBC 소속 기자를 특정해 거론하며 "선거개입 의도가 역력한 권언유착"이라고 맹비난했다.

국민의힘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16일 논평에서 "MBC는 김 대표(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인터뷰에 응해야 방송 개요를 알려주겠다는 억지를 부린다"며 "갖은 핑계로 반론을 방송에 반영하지 않는다면 '언론의 기본 사명'과 '취재 윤리'까지 위반한 것이 된다"고 밝혔다.

이 수석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제기된 '형수 욕설', '조카 변호', '음주 전과', '대장동 개발비리' 등의 의혹을 나열하며 "MBC는 이재명 후보와 그 배우자에 대한 의혹을 취재할 때도 이런 식으로 취재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특히 MBC 소속 장인수 기자가 지난 2020년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검언유착 의혹'을 최초 보도했다는 사실을 지목하며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한 순수한 의도라면 MBC는 왜 즉시 보도하지 않고, 대선이 임박한 설 명절 직전 2주로 편성 시기를 골랐는가"라고 저의를 의심했다.
윤석열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을 보도 예고한 MBC를 항의 방문한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로비에서 MBC 노조원들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수석대변인은 장 기자가 지난 12월 해당 음성파일을 미리 입수하고 열린공감TV와 서울의소리는 지난 7월부터 상황을 공유해왔다고 주장하면서 "터트릴 시점을 조율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장 기자가 통화 녹취를 사전에 인지했다는 근거로, 이 수석대변인은 검언유착 사건 당시 '제보자X'로 불렸던 지모씨의 SNS 글을 제시했다.

지씨는 지난해 12월 27일 SNS 글에 "김건희의 도덕적 약점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던 사람이 이를 무기로 윤석열(또는 캠프)에 '딜'을 시도해서,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약속받고, 현재 윤석열캠프에서 활동 중이라고 함. 좀더 검증, 파악해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적었다.


이를 근거로 이 수석대변인은 "MBC 장 기자와 지 씨는 12월부터 불법 통화 음성파일을 공유하면서 계획을 짜온 것으로 보인다. 지 씨가 어떻게 장 기자가 방송할 시기와 내용을 미리 알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예고 편' 같은 글들을 올릴 수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거개입 의도가 역력한 MBC와 제보자X의 '권언유착2' 사건"이라며 "공영방송인 MBC가 이런 역겨운 범죄를 도운 것에 분노를 넘어 서글픔을 느낀다. 언론·취재의 자유는 이런 일 보호하는데 쓰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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