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가 말하는 '시험무대'…강원과 파이널A로 간다

강원FC 최용수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 때는 데얀도 있었고, 포인트 머신 몰리나도 있었고…."

강원FC 최용수 감독은 "진정한 시험대에 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강원의 소방수로 부임해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강원을 K리그1에 잔류시켰다. 사실상 강원에서의 첫 해다. 무엇보다 전 소속팀 FC서울은 빅클럽인 반면 강원은 시도민구단이다. 최용수 감독이 '진정한 시험대'라는 표현을 쓴 이유다.

최용수 감독은 17일 전지훈련지 부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상위 몇 팀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박 터지는 싸움이 될 것 같다"면서 "강원은 성적과 흥행 측면에서 강원도민들에게 더 큰 즐거움을 주고 싶다. 큰 목표 속에 정상적으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출사표를 전했다.

강원은 최용수 감독 체제에서 K리그1에 잔류했다. 최용수 감독도 잔류라는 목표를 위해 잠시 자신의 샐깍을 감췄다. 승점 1점이 그만큼 중요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2022년은 다르다. 동계 전지훈련을 통해 최용수 색깔을 입히고 있다.

최용수 감독은 "지난해보다 더 빠른 템포와 전체적으로 끈끈한 팀을 만들려 한다. 팬이 더 좋아할 수 있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하고 싶다"면서 "내가 무슨 마술사도 아니고, 얼마나 달라지겠냐. 축구라는 것이 감독이 원하는 것을 구현하기에 인적 구성이 갖춰지지 않을 때도 있다. 의외로 잠재력을 보고, 조합을 짜고, 고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보면 뜻하지 않은 성과를 가져올 때도 있다. 나도 반신반의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나의 축구는 명확하다. 전체가 공격, 수비를 같이 해야 한다"면서 "팀 전체가 가진 역량을 다 쏟아야 한다. 다음 경기가 축구에서 어디있냐. 백업이 있으니 90분 전력 투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원과 함께 치르는 K리그는 최용수 감독에게도 도전이다. 지원이 빵빵했던 기업구단과 시도민구단은 다르다. 일단 골키퍼 유상훈, 수비수 김원균 등 최용수 감독의 옛 제자들을 호출했지만, 몇몇 포지션 보강이 더 필요하다. 이적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최용수 감독은 "처음 시도민구단에서 일하게 됐다. 한 번쯤은 이런 곳 와서 해보는 것이 나중에 그만 뒀을 때 후회 없는 선택이지 않나 생각했다"면서 "생각하기 나름이다. 강원에 와서 새롭게 좋은 팀으로, 성적과 흥행 등 모든 면에서 명문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 10년 전에 온실 속 화초라는 표현을 많이 들었다. 진정한 시험대에 오르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전에 서울에 있을 때 다른 감독들에게 '선수 참 안 준다'고 욕도 많이 들었다. 지금은 시장이 뭔가 순환이 잘 안 되는 것 같다. 시장이 썩 좋지 않다"면서 "내가 원하는 색깔에 맞는 선수를 데려오려고 진행 중이다. 국내 선수 2~3명을 계속 보고 있다. 외국인 선수도 탁 하나 안 나와서 그렇지 끝까지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목표는 파이널A 진입이다. 다만 조심스럽게 목표를 향해 뛰고 있다.

최용수 감독은 "지난해 파이널A가 목표라고 말했는데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더는 승강 플레이오프 같은 경기를 하고 싶지 않다. 내가 무속인도 아니고, 정해진 순위를 이야기하기는 그렇고, 파이널A가 목표"라면서 "근성을 가지고 들어가면 원하는 이상으로 갈 수도 있다. 지난해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런 공기들이 들어오면 자칫 현실이 될 수 있어 말 꺼내기조차 쉽지 않다. 파이널A, 그 이상도 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최용수 감독의 궁극적인 목표는 재미있는 축구다. 물론 서울 시절 만큼의 강한 멤버를 구성하기 어렵지만, 가능성은 봤다.

최용수 감독은 "그 때는 데얀도 있었고, 포인트 머신 몰리나도 있었다. 정말 공격적인 축구를 했다"면서 "선수들을 보니 축구 지능, 기술을 어느 정도 갖췄다. 하나로 응집되면 선방하지 않을까 싶다. 필요한 포지션에 선수 보강이 원활히 되면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수비 축구, 공격 축구보다는 재미난 축구로 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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