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사고에도 '안전불감증' 여전…현장점검서 안전조치 위반 무더기 적발

고용노동부·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다음날에 올해 첫 현장점검
1074개 현장 점검해보니 599개 현장서 1308건 안전조치 미비점 적발
HDC현대산업개발 주요 시공현장 특별감독…감독 제외 현장도 실태 점검 실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난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이한형 기자
노동 당국이 올해 첫 '현장점검의 날'에 나선 결과 점검 대상 중 절반 이상의 현장에서 1300여 건의 안전조치 미비점이 발견됐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광주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가 일어난 후 바로 다음날인 지난 12일에 고용노동부와 함께 실시했던 올해 첫 '현장점검의 날' 결과를 18일 공개했다.


노동부와 산안공단은 지난해 7월부터 격주로 '현장점검의 날'을 지정해 소규모 건설·제조업 사업장에서 ①추락사고 예방수칙, ②끼임사고 예방수칙, ③개인보호구 착용 등을 중심으로 전국 일제 점검을 벌여왔다.

이번 점검에서는 2024년 1월로 법 시행이 유예된 상시노동자 50인 미만 사업장 또는 공사금액 50억원 미만 건설현장과,  법 적용 대상 중 비교적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어려울 50인 이상 100인 미만 사업장을 점검했다.

이에 따라 노동부와 산안공단이 423개 전검팀(797명)을 투입해 소형 사업장을 중심으로 총 1074개 현장을 점검한 결과, 599개 현장에서 1308건이나 안전조치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사실이 지적됐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의 경우 점검한 886개 현장 중 516개(58.2%) 현장에서 안전조치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1158건을 확인하고 시정조치를 내렸다.

특히 불량현장으로 지목된 39개소의 경우 하나의 현장에서 평균 4.8건씩 안전조치 미비점이 지적됐는데, 이는 전체 평균 1.3건보다 3.6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근로감독과 연계해 계속 점검하기로 했다.

제조업의 경우 총 181개 사업장 중 83개소(45.9%)에서 안전조치 미비사항 150건을 확인했다.
연합뉴스

지적사항 중에 건설업에서는 안전난간, 작업발판 설치 불량 관련 지적사항(782건)이, 제조업은 덮개·울 등 방호조치, 지게차 안전조치 관련 지적사항(92건)이 가장 많았다.

한편 산안공단 안종주 이사장은 이날 전국 30개 기관장과 광주 붕괴사고에 관한 긴급 대책회의도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공단은 사망사고 발생위험이 높은 전국 고위험 건설현장을 올해 계속 중점 관리하기로 하고, 노동부가 실시하는 HDC현대산업개발 주요 시공현장에 대한 특별감독에 전문가를 파견해 지원하기로 했다.

또 감독 대상에서 제외된 현장에도 패트롤 점검 형태로 긴급 실태 점검을 실시하도록 했다.

또 공사규모 50억원 미만 건설현장에 대한 점검도 강화하기 위해 최근 5년간 사망사고 다발 밀집지역을 '레드존'으로 선정해 순찰을 강화할 방침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