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 참사 점검대책반장 "안전불감증 27년 전과 변한 것 없어"

[아파트붕괴]이종관 전 삼풍백화점 참사 특별점검대책반장
"광주 아파트 붕괴, 삼풍 참사와 무너진 부분 똑같아"
"무량판 구조 수직하중↑…시공 완벽하지 않으면 매우 위험"

지난 1995년 7월 3일 촬영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현장 사진. 이종관씨 제공
"삼풍백화점 때와 뜯겨져서 무너진 부분이 똑같습니다. 어떤 건물이든 붕괴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꼼꼼히 시공해야 하는데 27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인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경기 포천에서 삼풍백화점 붕괴 기록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는 이종관(80)씨는 19일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건축 전문가인 이씨는 '삼풍백화점 붕괴'라는 뼈아픈 역사를 미래 세대에게 전달, 대형 붕괴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로 지난 2019년부터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현장에서 두 달여간 특별점검대책반장으로 활동하며 현장 곳곳을 조사하기도 했다.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 건물 상층부. 유대용 기자
이씨는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 사고와 관련해 "지금 붕괴된 건물의 자료를 보면 판 하나하나가 무량판 구조(수평구조 부재인 보 없이 기둥과 슬래브로 구성된 구조)인데 이는 수직하중이 클 수밖에 없는 방식"이라며 "높이가 낮은 경우에는 적합한 구조지만 사용 자재, 슬래브 강도가 부실할 경우 위험 가능성이 큰 시공방법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같은 시공방법은 판 자체에 대한 강도나 콘크리드 강도 등 모든 것이 거의 완벽해야 하는 구조인데 국내 상위그룹 건설회사가 시공을 제대로 하지 않아 사고를 낼 정도면 업계 전반에 안일한 인식이 파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붕괴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콘크리트 양생(굳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씨는 "콘크리트 양생은 최소 영상 5~9의 환경에서 9~10일간 충격을 주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각 층마다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서 양생기간을 채우지도 않고 다시 위층을 시공하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붕괴 건물 시공사인 HDC 현대산업개발 등을 상대로 공사현장에서 콘크리트 양생작업이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확보해 조사 중이다.
 
이씨는 끝으로 "큰 건물이든 작은 건물이든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제로 시공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기술자로서 27년 전과 같은 붕괴 사고가 지금도 발생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는 1995년 6월 29일 발생했다. 이 사고로 사망 502명, 부상 937명, 실종 6명 등의 인명 피해가 났다.
 
지난 11일 오후 3시 47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공사 현장에서는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를 타설작업을 하던 중 23~38층 외벽과 구조물이 붕괴돼 현장 노동자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5명이 실종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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