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데뷔골 날린 김건희 "VAR이 없었으니…"

김건희. 대한축구협회 제공
"아쉬워서 계속 생각날 것 같아요."

김건희(27, 수원 삼성)는 지난해 11월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아랍에미리트(UAE)와 5차전, 이라크와 6차전 소집 명단에 포함됐다. 하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경기에 뛰지 못했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덕분에 해외파가 빠진 터키 전지훈련 명단에 다시 발탁됐고, 지난 15일 아이슬란드와 평가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했다.

후반 16분 조규성(김천 상무)을 대신해 스트라이커를 맡았고, 후반 26분에는 아이슬란드 골문까지 열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혼전이 펼쳐졌고, 김건희가 오른발로 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오프사이드 선언과 함께 A매치 데뷔전에서의 데뷔골을 날렸다. VAR(비디오 판독)도 없는 친선 경기였기에 더 아쉬움이 컸다.

김건희는 19일(한국시간) 터키 전지훈련 중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처음에는 당연히 오프사이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경기 후 연락이 많이 왔다. 대신 심판을 찾아가준다는 연락도 와서 조금 속상하기도 했다"면서 "데뷔전에서의 데뷔골은 엄청난 행운이 필요하다. 심판도 당연히 실수할 수 있다. 앞에 우리 팀의 코너킥을 찬 선수들이 시야를 가려서 실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VAR이 없었으니 아쉬워서 계속 생각날 것 같다. 영상을 계속 봤다"고 멋쩍게 웃었다.

데뷔골은 놓쳤지만, 기다렸던 A매치 데뷔전은 치렀다. 코칭스태프의 요구대로 수비에도 신경을 쓰면서 부지런히 뛰어다녔다.

김건희는 "크게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코칭스태프가 요구했던 수비 부분에서 열심히 뛰어다닌 것은 만족하지만, 뭔가 평가하기에는 시간도 짧았다. 그렇지만 국가대표로 데뷔한 것에 대해 만족하고, 감사하다"면서 "점수로 따지면 50~60점이다. 경기 전 세르지우 코치가 따로 불러서 공격은 다 만족하니까 마음대로 하면서 수비 부분에서 많이 희생하고, 많이 뛰고, 압박을 적극적으로 하라고 했다. 그래야 팀에도 좋고, 나도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말해줬다. 경기 때도, 훈련 때도 그 부분을 많이 생각하고 있다"고 데뷔전을 돌아봤다.

벤투호 부동의 스트라이커는 황의조(지롱댕 보르도)다. 황의조가 없는 최근 3경기에서는 조규성이 대항마로 떠올랐다. 김건희에게는 좋은 자극제다.

김건희는 "규성이 뿐 아니라 항상 모든 스트라이커를 보면서 배우려고 한다. 스타일이 다를 수도 있고, 감독 성향에 따라 원하는 것이 다를 수도 있다"면서 "규성이가 먼저 뽑혀서 신임을 받고 있기에 어떤 부분을 코칭스태프가 좋게 봤을까 많이 배우려 한다. 장점을 눈여겨 보고, 그런 부분을 내 것으로 만들려고 한다. 자극을 받고,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적응이 쉽지는 않다. 김건희의 장점은 연계 플레이와 빌드업.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와 잘 어울린다. 다만 수비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탓에 실수도 많다.

김건희는 "내 플레이 방식이 연계 플레이, 빌드업을 주도적으로 하는 것을 좋아해서 잘 맞는다고 생각해 보여주려고 했다. 그런 부분을 좋게 이야기도 해줬다"면서 "수비적인 부분을 많이 요구하는데 그런 것을 하면서 내가 잘하는 것까지 하려니 잘 안 됐다. 실수도 많다. 조금 더 머리를 굴려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수비를 하고, 내가 잘하는 것까지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21일 몰도바전이 끝나면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레바논과 7차전, 시리아와 8차전 참가 대신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 멤버도 결정된다. 황의조가 합류하기에 김건희는 몰도바전에서 확실히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야 한다.

김건희는 "경기에 뛰면 골도 넣고,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수비적인 부분도 정확히 이행해야 한다"면서 "경쟁이라기보다는 들어온 지 얼마 안 됐기에 버텨야 한다. 최대한 오래 있으면서 보고, 배우고, 어떤 것을 원하는지 알아가야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다. 한 번에 올라가기는 쉽지 않다. 워낙 의조 형과 규성이가 잘해주고 있기에 일단 내 자리에서 계속 버티는 것이 먼저"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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