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배우자 네거티브 점입가경…與 "이멜다될 것" 野 "욕설 소름끼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제공·윤창원 기자
상대당 대선 후보 배우자를 둘러싼 여야의 네거티브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의 선거 관여와 불법 증여 의혹 등을 거론하자, 야권에서는 이재명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웃음소리가 담긴 장영하 변호사의 녹취록을 공개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19일 무속인의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참여 여부와 통화 톡취록 등 논란과 관련해 김건희씨를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이날 KBS '출발 무등의 아침'에 출연해 "김씨가 윤 후보의 행동을 장악하고,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선거캠프와 모든 정치 현안에 관여하는 것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야당 인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제2의 이멜다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멜다는 미인 대회 출신으로 필리핀의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와 결혼한 후 국정 관여와 사치 등으로 논란을 일으켰고, 이후 필리핀 민주화 운동으로 인해 국외 추방을 당했던 이멜다 마르코스를 가리킨다.
 
송 대표는 "캠프를 실제로 장악하는 '윤핵관'의 핵심이 바로 김씨"라며 "주술과 마법 같은 것에 의존하는 나라가 되면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가 라스푸틴에게 휘둘려 러시아가 멸망한 것처럼 나라가 크게 위험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을 윤석열을 뽑는지 김건희를 뽑는지 알 수 없는 시대로 갈 수는 없다. 이런 사람을 검증하지 않을 수는 없다"며 김씨에 대한 추가 검증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상임고문이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 미래시민광장위원회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도 "참으로 공인으로서 어울리지 않는다"며 김씨를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 선대위 모바일 소통채널인 '이재명 플러스'앱 칼럼을 통해 "이재명 후보의 부인인 김혜경씨, 안철수 후보의 부인인 김미경씨나 김동연 후보의 부인인 정우영씨도 공인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며 "오직 윤 후보의 배우자인 김씨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윤 후보는 자신의 아내일 뿐이며 제2부속실도 없애겠다는데 이는 윤 후보가 얼마나 국가 내치와 외교에 무지하고 무책임한지를 드러내는 말"이라며 "헌법상 직책도 없고 월급도 없이 그 책임을 맡으니 더욱 고귀한 일이다. 이런 책임을 맡을지도 모르는 후보의 배우자가 어찌 공인이 아닐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김씨의 통화 녹취록에 대해서도 "자신이 한 말인데 이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까지 내는 것 역시 공인으로서 차마 할 일은 아니다"며 "대선에 임하는 윤 후보와 국민의힘의 행태를 보면 도대체 대통령 선거를 뭘로 아는 것일까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선대위 현안대응TF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김씨가 지난 20여년 간 7억 7천만 원 상당의 소득을 올렸지만 지난해 신고 재산이 69억 2천만 원에 달한다며 불법 증여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선대위 박찬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김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의 후원사가 일광종이 만든 재단에도 거액을 출연했다고 한다"며 "일광종은 윤석열 선대위의 비선 실세로 의심받는 무속인 '건진법사'가 소속된 종파"라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그 누구도 번복하고 거짓된 해명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았다. 언제나 그렇듯이 국민의힘과 윤 후보는 사과 대신 발 빠르게 은폐하기에 바빴다"며 "윤 후보 부부와 건진법사 일가가 무슨 관계인지, 선대위에서는 무슨 역할을 해왔는지 분명히 밝히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굿바이 이재명' 저자 장영하 변호사가 지난 18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욕설 파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그러자 국민의힘은 전날인 18일과 이날 연이틀 '굿바이 이재명'의 저자 장영하 변호사가 공개한 이 후보와 김혜경씨가 이 후보의 형수 박인복씨와 통화 녹취파일을 소재로 이 후보 비판에 나섰다.
 
국민의힘 이재명비리국민검증특위 소속인 장 변호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혜경씨의 깔깔대는 웃음소리가 담긴 녹취파일과 녹취록을 추가 공개했다.
 
장 변호사는 '이 후보의 쌍욕과 손아래 동서의 비웃음 소리가 특히 뼈에 사무쳐 도저히 잊을 수 없다'는 박씨의 입장을 대신 전했다.
 
어머니를 대하는 문제로 형과의 사이가 나빠졌다는 내용의 이 후보 사과에 대해서도 "새빨간 거짓말이다. 형수 쌍욕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뒤집어씌우는 기막힌 거짓말을 지금껏 계속하고 있다"며 진정성 없는 술책에 불과하다고 맹비난했다.
 
장 변호사는 두 차례의 녹취록 공개 이외에 추가적인 녹음 파일의 공개 또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아무리 가족사가 힘들었고 형제간에 싸움도 있었다고 하더라도 사람으로서 하지 않아야 될 금도는 있다"며 "김혜경씨께서 조카에게 욕설을 하는 것을 듣고 소름끼치더라"고 말했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김 최고위원은 AI(인공지능)가 파일을 만들었을 가능성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도 "한국어로 구사할 수 있는 최(고로) 극악무도한 수준"이라며 "AI가 이 후보자의 욕설 경지에 가려면 아마 AI가 돌아버릴 것"이라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원일희 대변인은 "상식을 가지고 세상을 사는 보통사람에게는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는다"며 "더 이상 '이재명 욕설'이 아니다. 이 정도면 '언어 성폭력' 표현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숙 전 의원은 SNS를 통해 "형수와 형님(에 대한) 욕설의 본질은 가족에게 끔찍한 쌍욕을 퍼부은 인성"이라며 전후 관계와 무관하게 욕설 자체만으로도 인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6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음'을 추가 공개하려는 MBC를 상대로 서울서부지법에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앞서 지난 16일 방송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해 일부 인용을 받아낸 데 이어 오는 23일 방송분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신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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