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적으로 한 게 미국춤인데 뭔가 보여드린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 임성진(한국전력)
"오늘 좀 노리긴 했습니다." - 이다현(현대건설)
3년 만에 돌아온 V-리그 올스타전이 선수들의 뜨거운 춤사위로 흥겹게 마무리됐다.
도드람 2021-2022 V-리그 올스타전은 23일 오후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팬들과 선수들이 참여한 가운데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2018-2019시즌은 도쿄 올림픽 예선전, 지난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올스타전이 열리지 못했다. 선수들은 그동안 못 보여준 응어리를 풀 듯 팬들 앞에서 개인기를 마음껏 뽐냈다.
특히 임성진(한국전력)과 이다현(현대건설)은 이날 분위기를 띄운 최고의 '춤꾼'이었다. 임성진은 관중을 향해 이른바 '미국춤'을 선보여 팬들과 동료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덕분에 올스타전 분위기는 한번에 달아올랐다. 이다현도 준비해온 다양한 춤으로 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둘의 노력은 성과로 이어졌다. 이날 임성진은 최우수 선수(MVP)에 뽑혔고, 이다현은 세레머니상을 수상했다.
올스타전 후 취재진 인터뷰에서 임성진은 "어제 자기 전까지 뭘 해야 할지 몰랐다. 아침에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면서 이것저것 준비했는데 오늘 못 보여준 게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즉흥으로 한 게 미국춤인데 뭔가 보여드린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미소를 보였다.
임성진의 말대로 효과는 만점이었다. 춤을 본 여자 선수들은 기겁했고 팬들도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는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님과 춤을 추려고 했는데 감독님의 반대로 준비한 춤을 추지 못했다면서 아쉬워했다.
이다현은 더 계획적이었다. 그는 "(세리머니상을) 좀 노리긴 했다. 제가 가장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이왕 하는 것 제대로 해보자고 생각했다"면서 자신의 춤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수들끼리 놀 때 힙합 이런 것 많이 하는데 표정을 좀 깔고 들어가는 것을 준비했다"면서 표정 연기에도 열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차분했던 이미지도 180도 달라졌다. 이에 대해 이다현은 "그게 목표였다. 놀라게 하는 걸 목표로 삼고 왔다"며 "제 진짜 모습은 올스타전과 시합의 중간이 아닐까 한다"고 평가했다.
이다현은 "(못 보여준 춤이) 좀 남아 있어서 (정규 시즌에서) 우승하면 하지 않을까 한다. 한 번이 어렵지 계속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내일은 쉬고 모레부터 훈련한다. 더 중요한 시합이 많이 남아 있어서 웃음기 쫙 빼고 더 진지하게 할 것"이라면서 남은 시즌 활약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