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매의 발톱 드러내자 코스피 2600 초반으로 털썩

코스피 2700선 붕괴, 2020년 12월 이후 13개월만
연준, 3월 금리 인상 예고…연내 6~7회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아
전문가들 "연준의 매파적 발언에 시장 낙폭 커져"
시장 불확실성 계속…공급망 이슈나 인플레이션 우려도 계속

27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94.75p(3.50%) 내린 2,614.49에 마감했다. 연합뉴스
27일 코스피가 전날 대비 94.75포인트(3.50%) 하락한 2614.49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27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0년 12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1727억 원을, 외국인은 1조 6373억 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1조 8058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국내 증권가는 우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26일(현지시간) 회의 결과 연준의 긴축의지가 분명히 드러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열린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준은 금리를 '곧(soon)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표현을 통해 3월 금리인상을 사실상 예고했다.

특히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향후 모든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여지를 남겼다. 그는 "겸손하고 민첩하게 양면적 리스크가 있는 상황을 헤쳐나가겠다"는 대답으로 연내 6~7회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미국 현지에서는 오는 5~6월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계획 발표를 예상하는 등 양적 긴축에 대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7일 코스피 급락은 좀 더 매파적이었던 연준의 회의 결과에 대한 반응이었다. 시장은 연준 회의 결과에 완만함을 기대했는데 오히려 매파적 발언을 한 점이 시장의 낙폭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틀 전에 이어 연쇄적인 패닉셀링(공포 투매) 출현으로 인해 국내 증시가 또다시 급락했다"며 "1월 FOMC 이후 연준의 긴축 가속화 불확실성 재확산으로 인해 미국 금리 급등세 재출현 및 장초반 상승세를 보였던 미국 선물 시장이 하락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설 연휴를 목전에 두고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미리 포지션을 선점하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국내 유행이 본격화되는 등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연구원은 "대외 악재성 요인에 더해, LG에너지솔루션 편입을 위한 주요 수급 주체 간 수급 왜곡 현상이 심화했다"면서 "다음 주 내 장기 연휴 돌입에 따른 관망심리 공존 등 수급 공백 등 국내 고유의 수급 및 연휴 악재까지 맞물리면서,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피드백 루프를 강화시켰다"고 진단했다.


이날 FOMC 회의 이후에도 국내 증시에는 계속해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연준은 고용과 상관없이 금리를 올리겠다고 밝혔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남겼다. 또 공급망 문제에 대해서도 올해 말까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정용택 센터장은 "통화 정책의 경우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최소한 상반기 이상 지속되는 이슈"라며 "인플레이션 지표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 부분이 완화되는 시그널이 있다면 통화 정책에 대한 우려도 조금씩 희석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2월 증시는 연준이 지속적으로 긴축 스탠스를 강화할 수 있는 불확실성이 잔존하는 부담을 갖게 됐다"면서 "공급망 해소 지연과 유가 상승으로 연준 긴축기조가 강화될 수 있어 제한적인 반등 폭과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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