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따상' 실패했지만…단숨에 코스피 시총 2위 올라

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관련 상담이 진행되는 모습. 연합뉴스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어로 주목 받아온 LG에너지솔루션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첫날인 27일 이른바 '따상'에는 실패했지만, 코스피 시가총액 규모 2위 기업으로 단숨에 자리 잡았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초가는 공모가인 30만 원의 2배에 약간 못 미치는 59만 7천 원에 결정됐다. 상장 전 전례없는 관심이 쏠렸던 만큼,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형성된 뒤 상한가를 달성하는 '따상' 달성 전망도 일각에서 나왔지만 빗나간 것이다. 시초가는 오전 8시30분~9시에 공모가인 30만 원의 90%~200% 사이에서 호가를 접수해 매도호가와 매수호가가 합치되는 가격으로 결정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외국인의 강한 매도세에 밀려 장 초반 45만 원까지 하락했다가 올라 시초가 대비 9만 2천 원(15.41%) 떨어진 50만 5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에 비해선 68.3% 상승한 가격이다. 외국인은 1조 4900여억 원이나 팔아치운 반면, 기관은 3조 460억여 원을 순매수했다. 외국 기관투자자 물량 가운데 의무보유확약 물량 비율은 27%대에 그친 만큼, 코스피 시장이 약세인 상황에서 단기 차익을 위한 외국인 투매가 이뤄진 것으로도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거래대금은 8조 800여억 원에 달했는데, 이는 코스피 전체거래 대금(20조 2500여억 원)의 4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초기 거래량 급증으로 일부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선 접속 장애가 일어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 연합뉴스
LG에너지솔루션의 종가기준 시가총액은 118조 1700억 원으로, SK하이닉스(82조 6283억 원)을 제치고 삼성전자(425조 6455억 원)에 이은 코스피 시총 2위에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 권영수 대표이사 부회장은 같은날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상장식에서 "1992년 대한민국 2차 전지 사업의 개척자로 첫발을 내디딘 이후 30년이 지나 상장이라는 결실을 맺게 됐다"며 "이번 상장을 새로운 100년을 위한 출발점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의 배터리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된 회사로서, 상장 전 수요예측과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기존 기록들을 갈아치우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수요예측 때 기관 주문액은 1경 원을 웃돌았고, 지난 18~19일 청약 과정에선 114조 원이 넘는 증거금이 몰리기도 했다. 이처럼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각된 이면에서는 모회사인 LG화학의 주가가 알짜사업이 떨어져나간 여파로 하락하면서 주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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