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차' 논란…코레일 "어찌하리오"

담당자 자회사 인사 이후 좌천 문제 제기
국민의힘, 사장 불러 사실관계 확인
내부에선 피로감 호소 역력
민주당 외압? "인사 관련 외압 일절 없었다"

무궁화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열차를 빌려주기로 한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진땀을 빼고 있다.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선 후보 홍보를 위해 코레일로부터 빌린 '윤석열차'의 계약 담당자가 자회사로 발령 난 것이 좌천이 아니냐는 일각의 문제 제기가 있으면서부터다.

"최근 일어난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한 문책성 인사일 뿐, 정치적 이유는 없다"는 반박에도 코레일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힘겨루기 사이에서 난처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자회사로 발령 난 고객마케팅단장 좌천일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윤창원 기자
시작은 지난달 22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민의힘은 이날 코레일에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선거 유세 이동을 위한 전세열차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2월 11일부터 13일까지 카페차 1량을 포함한 무궁화호 객차 4량을 빌려 이준석 당대표와 150명이 탑승한다는 내용이다.

코레일은 신청내용을 확인하고 운송계획을 사전에 검토한 후 신청서를 접수했다.

문제는 이후에 불거졌다. 전세열차 계약을 담당했던 고객마케팅단장이 자회사로 발령 난 것이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열차를 빌려준 코레일을 압박한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며 보복성 인사를 주장했다. 코레일이 민주당 눈치를 보며 고객마케팅단장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코레일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국민의힘이 열차를 빌렸다고 밝힌 뒤 이틀 만에 원포인트 인사가 났다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코레일은 "해당 전세열차 운송계약 체결이 최종 완료된 것이 아니었다"고 설명하며 "당시 전세열차 운행을 위한 사전 행정절차를 규정에 따라 진행 중이었다"고 반박했다. 일각에서 나오는 정치적인 이유와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은 것이다.

국민의힘 "정기 인사 아닌 원포인트 인사"vs코레일 "업무처리 미흡, 인사는 통상적 조치"

국민의힘은 "차량 사고를 이유로 고객마케팅단장이 좌천된 건 처음 있는 일이라는 말을 나희승 코레일 사장이 하기도 했다"며 원포인트 인사를 의심했다.

하지만 코레일은 정확한 인사 조처 이유에 대해 "최근 발생한 KTX-산천 궤도이탈 사고 당시 고객 안내가 미흡했다는 민원이 다수 발생해 문책성 인사를 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지난해 12월 동해선 열차 운행 개편 당시 남창역 무궁화호 미정차와 관련해서도 지역민과 협의가 원만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업무처리가 미흡한 책임자를 인사발령 하는 것은 통상적인 조치"라며 "실본부장급이 자회사로 가는 경우가 없지 않기 때문에 좌천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코레일 사옥. 코레일 제공

코레일 "어찌하리오"

코레일은 "전세열차는 사유만 명확하다면 국민 누구나 돈을 내고 빌릴 수 있다"고 했다. 단순 수익 사업의 결과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다는 뜻이다.

반대로 민주당에서 같은 이유로 열차를 빌리려 했더라도 상황은 똑같았을 것이라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코레일 내부에선 피로감을 호소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민주당 눈치와 압박에 좌천 인사가 이뤄졌다는 문제 제기도 모자라 이에 발끈한 국민의힘이 또 다른 압력을 가하는 것에 대한 피로감이다.

"가운데 끼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호소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거대 양당의 기 싸움에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국민의힘은 지난 27일 나희승 사장을 국회로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외압이 있었다는 주장을 두고서 코레일은 "외압은 일절 없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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