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엄한 방역속에 베이징 동계올림픽 오늘 개막…도쿄와 달리 유관중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3일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 앞 올림픽타워가 조명을 밝히고 있다. 베이징(중국)=박종민 기자
제 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4일 오후 8시(베이징 시간, 한국 시간 밤 9시) 국가체육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20일까지 베이징과 옌칭, 장자커우에서 막을 올린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코로나19로 1년 연기돼 지난해 7월 치러진 도쿄 하계올림픽에 이어 6개월만에 치러지지만 무관중으로 치러졌던 도쿄 하계올림픽과 달리 유관중으로 치러진다.
 
다만 일반인을 상대로 한 티켓 판매는 이뤄지지 않고 중국 자체 기준에 의해 학교, 직장 등에서 엄선된 관중이 엄격한 방역 기준을 거쳐 입장하게 된다.
 
개막식이 열리는 국가체육장은 14년전 베이징 하계올림픽이 열렸던 장소다. 베이징은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치르는 모두 치르는 첫 번째 도시이자 1952년 이후 노르웨이 오슬로 대회 이후 70년 만에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수도 도시다.
 
개막식 총연출은 14년 전 베이징 하계올림픽 개막식을 담당했던 장이머우 감독이 맡았다. 성화 최종 점화자와 점화 방식이 베일에 가려진 가운데 장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창의적인 성화 점화 방법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겠다"고 말해 궁금증을 배가시켰다.
 
중국은 2008년 하계올림픽을 통해 '대국의 굴기'를 전세계에 선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2022년 동계올림픽은 코로나19로 인해 더 강해지고 부유해지고 힘이 들어간 중국을 보여줄 수 없게 됐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3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 미디어출입구 앞에서 관계자들이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베이징(중국)=박종민 기자
대신 중국은 이번 올림픽의 기조를 '간소하고, 안전하고, 흥미진진한 올림픽'으로 정하고 개막식 행사 등을 여기에 맞추고 있다. 개막식도 식전 공연과 본 행사 등을 합쳐 100분 이내로 14년전 4시간의 절반 이하로 줄였다. 공연 참가 인원도 2008년 1만 5천명의 5분의 1 수준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두고 3일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화상 축사에서 "중국은 세계에 간소하고 안전하며 흥미진진한 올림픽을 바치고,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 다 함께'라는 올림픽의 모토를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올림픽이 강조되다보니 도쿄 하계올림픽에서 볼 수 없었던 엄격한 방역은 이번 올림픽의 가장 큰 특징이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2일 중국 베이징 올림픽 빌리지에 마련된 선수촌 창문에 걸려 있다. 베이징(중국)=박종민 기자
선수 등 올림픽 참가자들은 일반인과 옷깃을 스치지도 못하게 만들었고 폐쇄루프 안에서만 20여 일을 생활하다 경기가 끝나면 이틀 안에 각자의 나라로 돌아가야 한다.
 
또 시 주석이 '흥미진진한 올림픽'을 강조한 것과 달리 미중 갈등과 신장인권 문제로 인한 일부 서방 국가들의 외교적 보이콧, 우크라이나 위기 속에서 대회가 열리면서 1980년 모스크바 하계올림픽과 1984년 로스앤젤레스 하계올림픽 이후 40여년 만에 가장 냉랭한 장외 경기가 펼쳐질 전망이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석하는 몇 안 되는 국가 원수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 주석과 함께 개막식장에서 중·러 밀월을 세계에 과시하며 미국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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