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까미 비극 막는다…KBS 동물 제작가이드라인 신설

'태종 이방원' 방송 중 낙마 장면. 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태종 이방원' 말 학대 논란에 휩싸였던 KBS가 출연 동물에 대한 제작가이드라인 조항을 신설했다.

KBS는 9일 공식 입장을 내고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과정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고에 대해 KBS는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과 시청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KBS는 드라마를 비롯한 프로그램 제작 전반에서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생명 윤리와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출연 동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제작가이드라인 조항을 새롭게 마련했다"고 밝혔다.

제작가이드라인에는 출연 동물 보호를 위한 기본원칙을 밝히고, 촬영 전 준비단계와 촬영단계에서 지켜야 할 수칙들을 명시했다. 특히 드라마 연기 시 동물 종별로 제작진이 유념해야 할 세부 주의사항을 포함했다. 해당 제작가이드라인은 동물보호 단체 관계자들의 자문을 받아 완성됐다.

실제 제작가이드라인 19-1 '동물 출연' 조항에는 '프로그램 제작자는 동물이 출연하는 장면을 촬영할 경우, 동물은 소품이나 도구가 아닌 살아있는 생명체임을 인식하고 동물의 안전에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특히 동물의 연기를 연출하는 드라마 촬영에서는 다음의 사항에 각별히 주의하도록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동물보호법에 기반해 △모든 프로그램은 동물이 출연할 때, 생명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동물보
호법 제8조 제2항의 동물 학대를 예방하며 동물을 보호하여야 한다 △동물이 신체적으로 위험에 처하거나 정서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연기 장면을 연출할 경우, 최대한 CG작업을 통해 구현하고 실제 동물 연기 장면은 최소화하도록 한다 △살아있는 동물에게 인위적으로 상해를 입히거나,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거나 산 채로 먹는 장면을 연출하지 않는다 등의 기본 원칙도 세웠다.

이와 함께 KBS는 "발표하는 제작가이드라인을 제작 현장에서 철저히 준수할 것이며, 정부 및 관련 동물보호 단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영상산업 전반에서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동물을 안전하게 촬영하는 제작환경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태종 이방원'은 출연 배우와 스태프 및 동물의 안전한 촬영을 위해 제작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있다.

오는 12일과 13일은 결방, 19일에는 그 동안 방송분을 정리한 '스페셜'이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20일에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막식 중계방송 관계로 결방한다. 결국 오는 26일부터 13회 분을 시작으로 방송이 정상 재개될 예정이다.

KBS 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은 지난달 방송된 이성계(김영철 분)의 낙마 장면과 관련, 말 다리에 줄을 묶고 90도로 곤두박질치게 하는 방식으로 촬영해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말이 촬영 일주일 만에 사망하면서 사회적 파장이 일었고, 촬영 동물 보호 문제가 대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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