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폭증세에도…'일상회복'에 투심 몰리는 주식시장

지난해 10월 서울 시내 한 대형 쇼핑몰이 나들이객들로 붐비고 있다. 황진환 기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신규 확진자 숫자가 폭증하는 가운데서도 이른바 리오프닝(경제활동재개)주들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낮다는 점이 부각되고, 국내외 방역체계 전환도 가시화되면서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9일까지 6거래일 동안 국내 주식시장에선 항공과 여행, 면세점과 주류, 카지노 등 대표적인 리오프닝 관련주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주가는 이 기간 각각 32.4%, 32.1%나 뛰었다. 아시아나항공(19.6%), 에어부산(19.4%), 티웨이항공(18.5%)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항공주로 분류되는 AK홀딩스도 17.2%, 한진칼은 10.8% 올랐다.
 
여행 관련주 중에선 인터파크가 28%, 노랑풍선과 SM C&C가 22.6%씩 올랐고, 모두투어도 21.3% 주가가 뛰었다. 롯데관광개발(17.6%), 참좋은여행(17.4%), 레드캡투어(15%), 하나투어(14.9%)도 10%대 상승세를 보였다.
 
주류 관련주인 제주맥주(18%), 하이트진로(15.9%), 무학(13.9%), 하이트진로홀딩스(13.5%), 롯데칠성(12.9%), MH에탄올(11.1%), 보해양조(10.6%)의 상승폭도 컸다.
 
해당 기간 면세점 관련주 가운데서도 JTC 주가는 32.8%나 올랐다. 글로벌텍스프리(19%), 토니모리(12.3%), 신세계(10.1%) 등 10%대 상승률을 보인 종목도 많았다. 카지노 관련 종목들 사이에선 토비스(14.7%)와 파라다이스(10.3%)의 주가 상승폭이 돋보였다.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된 모습. 박종민 기자
금융투자업계에선 '위드 코로나'를 향해 점차 나아가는 국내외 방역체계 기류 전환이 주가 상승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일 "의료체계 여력, 최종 중증화율·치명률 등을 평가하면서 계절독감과 유사한 일상적 방역·의료체계로의 전환 가능성을 본격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장기적 방향을 언급했을 뿐이라는 게 방역 당국의 부연 설명이지만,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는 평가다.
 
덴마크에선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전면 폐지하는 등 유럽 내 '위드 코로나' 방침이 속도감 있게 확산하고, 미국 내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하는 도시가 늘어나는 등 최근 외국의 방역 완화 흐름도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일상회복으로 나아가는 과정에 있을 뿐,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관련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일상회복의 방향성은 맞지만, 중요한 건 시점인데 현재로선 섣불리 예측하긴 어렵다"며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계절독감의 2배라고 하고, 우리 정부도 일상회복에 대해선 본격적으로 언급하고 있진 않기 때문에 단기적으론 (리오프닝주)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본다. 공격적 매매는 자제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이 지난달 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렸다. 이날 개장신호식이 진행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보다 전략적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리오프닝은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키울 것인데, 투자자들이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가격까지 인상이 가능한지' 여부다. 지난 2년 동안 의류신발, 여행항공, 주류음료, 제약 등 '콘택트'와 관련된 품목은 가격이 오르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또 "코로나19로 매출 타격이 컸던 업체가 수혜도 더 많이 받을 수 있지만, 코로나19 이전부터 매출 추세가 좋지 않았던 종목은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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