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용수 할머니 "여가부 폐지하면 안돼" 부탁, 이준석은 거듭 거절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10일 국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을 갖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10일 국민의힘을 찾아 이준석 당대표와 면담한 자리에서 국민의힘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를 넘어 여성 인권 차원에서 여성가족부의 존속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언급했지만, 이 대표는 여가부는 폐지하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지원을 늘리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여야 의원들을 다수 접촉하면서 국회 차원의 '위안부 문제'를 유엔 고문방지협약에 회부하는 촉구 결의안 통과를 요청했다. 이준석 대표와의 만남도 이같은 취지에서 성사됐다.

여성가족부 폐지 문제는 사전에 논의하기로 했던 의제는 아니었다. 이 할머니는 간담회 중 이 대표에게 "한 가지 부탁이 있다"며 "여가부 폐지하는 것, 그것(여가부)을 없앴으면 우리는 죽었다"며 여가부 폐지 공약의 철회를 요청했다.

이 할머니 측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할머니께서 계속 뉴스를 보시면서 (여가부가) 절대 폐지되면 안 되는데 왜 저런 공약을 하는지 굉장히 안타까워하셨다"며 "마침 만남이 이뤄졌기 때문에 말씀을 하신 것이고, 직전에 김기현 원내대표와 만나서도 똑같은 말씀을 하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만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 대표는 "일을 제대로 할 부처를 둬서 지원하겠다"며 "대선후보 공약이 나와서 대선 후보가 그렇게 정했다"고 말했다.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 할머니는 재차 "여가부가 없으면 저희가 죽었다"고 말했고, 이 할머니 측 김현정 일본군 '위안부' 문제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추진위원회 대변인은 "(위안부 문제는) 여성들에 대한 큰 문제의 일부이기 때문에 여성 인권 문제 중 하나로 봐야 한다"며 여가부의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예산 규모를 늘려달라는 요청도 했다.

이 대표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더 큰 예산과 더 큰 지원을 하겠다"는 말을 덧붙였을 뿐 폐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대표는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공약화한 사안이고 세밀히 검토한 것이라 입장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할머니께서 말씀한 건 일부 여가부가 수행하던 위안부 피해 여성 지원 등이 전혀 차질 없기 바란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이 계속 이뤄지기 위해 여성가족부의 존속을 바란다는 취지로 이해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할머니의 생각은 전혀 다른 것으로 보인다. 이 할머니 측 관계자는 "할머니는 여성 인권운동가의 시각에서 여성가족부 폐지문제를 보고 계신다"며 "여가부의 기능을 더 키워서 지원을 늘리고 더 많은 인재들이 와서 일을 할 수 있어야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취지이신데, (국민의힘에) 공약이라 전혀 바꿀 생각이 없다는 식의 말만 듣고 돌아오셨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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