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부터 오미크론 대응을 위한 맞춤형 방역체계 개편에 따라 집중관리군이 아닌 일반관리군(확진자의 90%)은 스스로 재택치료를 해야 한다. 가장 큰 변화는 재택치료 관리의료기관이 배정되지 않아 스스로 상황을 관찰하고, 필요하면 동네병원 등에서 진찰과 처방을 받아야 한다. 정부는 동네병원에서도 신속 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재택치료 시스템이 크게 바뀐 첫날 환자의 동선을 따라 점검해 봤다. CBS노컷뉴스 코로나19 담당 3명의 기자가 각자 주거지별로 얼마나 전화 진료와 처방이 원활하게 이뤄지는지 살폈다.
구로구 동네병원 5곳 중 3곳 바로 연결…두곳만 "진료 가능"
A병원 관계자는 "신속항원검사는 지난 3일부터 하던 것이어서 신속항원검사를 하는지에 대한 문의가 많다"면서 "키트가 하루 50개 정도 구비 돼 있는데 어제는 45명이 검사를 했다"고 말했다.
B병원 측도 "코로나 검사를 하는지에 대한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면서 "증상에 따라 약 처방도 해주고 있다"고 했다.
이 병원에서는 두 명에게 해열제 등 약 처방을 해줬다. 아직 코로나19 먹는 치료제인 팍스로비드에 대한 처방은 없었다.
코로나19 지정병원 명단에 오른 C병원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아 코로나 진료를 시작하지 않았다"고 했다.
구로구에는 팍스로비드를 조제하는 약국이 한곳이다. 해당 약국은 "오늘 두건의 팍스로비드 처방이 있었다"면서 "처방이 나가면 전화로 먹는 방법을 알려줘서 따로 팍스로비에 대한 문의는 없다"고 전했다. 한건은 확진자 가족이 직접 찾아갔고 한건은 보건소를 통해 배달이 이뤄졌다.
서초구 병원 5곳 무작위 연결해보니 "코로나 검사는 안해"
D병원 관계자는 "환자가 수 만명씩 나오니 우리 병원도 참여를 했다"며 "진료 준비는 됐는데 아직 환자들로부터 문의는 안 오고 있다"고 말했다.
상담·처방에 동참하기로 했지만 아직 준비 중인 E병원은 "현재 처방 관련 문의를 하는 분은 없고 코로나19 검사 문의만 몇 건이 온 상태"라며 "아직 환자 재택 분류가 다 안 돼서 그런지 오늘은 문의가 없고 내일부터 전화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정부 발표가 지나치게 앞서나간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F병원 관계자는 "우리 병원 같은 경우 처방만 담당하기로 신청했는데 코로나 확진자 여부를 확인하는 전자시스템도 설치가 안 된 상태"라며 "정부는 동네 병원에서 진료 받을 수 있다고 발표했지만 준비가 안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양천구 8곳 중 3곳만 "오늘부터 진료"…'금시초문' 반응도
양천구에서 일반관리군에 대한 전화 상담·처방을 한다고 목록에 명시된 병원은 총 8곳이다.
기자가 상담 여부를 문의해본 결과, 두 곳은 연결이 되지 않았다. 전화를 받은 동네 병원 중에서도 이날부터 경증환자 상담이 가능하다고 밝힌 의료기관은 3곳뿐이었다.
G이비인후과의 간호사는 "오전에 젊은 환자 한 분으로부터 전화가 왔다"며 "본인은 양성이고, 가족은 음성이라는 걸 보니 확진되고 나서 (재택치료 배정 후) 아마 바로 전화를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약 처방은 해열제 수준으로 이뤄졌다.
H의원은 "상담·처방을 하는 게 맞다"면서도 "오늘 계속 (비코로나) 환자 진료로 바빠서 전화 상담을 할 여건이 되지 않았다. 실제로 환자의 문의도 없었다"고 전했다.
확진환자를 보지 않음에도 잘못 공지된 사례도 발견됐다. I의원 측은 '금시초문'이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며 "확인해보고 다시 연락을 줘도 되겠냐"라고 취재진에 되물었다. J의원은 의심환자를 진료하고 신속항원검사를 해줄 뿐 확진자를 대상으로 상담을 하진 않는다고 난색을 표했다.
양천구에서 '먹는 치료제'를 조제하는 곳은 한 곳이다. 해당 약국은 이날 팍스로비드 4건을 조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