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사건으로 한중 관계 무너져선 안돼"…中 '자제 모드'

황대헌이 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전에서 중국 런쯔웨이와 리원룽의 견제를 받으며 역주하고 있다. 베이징(중국)=박종민 기자

중국이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심화되고 있는 한중 갈등 확산 방지에 나선 모양새다.
 
한국에 있는 중국 대사관이 황대헌 선수의 쇼트트랙 1500m 금메달 획득에 축하한다는 입장을 나타내자 중국 관영 매체가 이를 크게 보도하면서 오해를 풀기 위해 인적 교류를 촉진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처방을 함께 실었다.
 
이와 함께 중국 온라인에는 경기에서 부진한 자국 선수들을 비난하거나 한국 네티즌들을 격분시킬 수 있는 기사가 많이 사라진 상태다.
 
주한 중국 대사관은 10일 황대헌 선수가 전날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딴 데 대해 황 선수와 한국 대표팀에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황대헌 선수의 뛰어난 활약을 중국인들도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1일 주한 중국 대사관이 황대헌 선수의 금메달 수상에 축하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소식을 소환해 "쇼트트랙 경기 이후 폭발한 네티즌들의 감정적 대립을 해소하기 위해 한·중이 교류를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한중국대사관이 올림픽 판정과 관련해 올린 입장문. 대사관 SNS 계정 캡처

글로벌타임스는 문재인 대통령이 7개 글로벌 통신사와의 공동 서면 인터뷰에서 미래지향적이고 성숙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추진하는 동시에 광범위한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더욱 활성화 해야 한다고 강조한 부분도 소개했다.
 
이어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한중 관계를 증진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조치 필요성을 제기했다.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 소장인 다즈강은 이번 사건을 통해 양국 관계가 영향을 받기 전에 사람들 사이의 오해를 풀기 위해 인적 교류를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작은 사건으로 한중 관계가 무너져서는 안 된다며 이것이 바로 중국과 한국의 정치, 경제, 학계 인사들이 합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한 중국 대사관이 황대헌 선수의 금메달 획득에 축하 메시지를 전하고 관영 매체가 이 사실을 다시 크게 보도하면서 한중 관계가 작은 사건으로 무너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것은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등장한 한복과 쇼트트랙 판정 시비로 심해진 반중, 반한 감정을 관리할 필요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 시민단체 회원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 인근에서 중국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편파판정에 항의하며 오성홍기를 찢고 있다. 황진환 기자

그러나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쇼트트랙에서 페널티 시비는 일상적이지만 일부 한국 네티즌들의 부정적인 반응은 다소 비이성적이며 일부 정치인들은 선거에서 표심을 얻기 위해 반중 감정을 과장해 선전하고 있다"며 8일 주한 중국 대사관 발표와 궤를 같이 했다.
 
중국 인터넷에서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 관련 한국 선수단 동정이나 한국 네티즌들의 반응과 관련한 부정적 기사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웨이보 등 중국의 소셜 미디어들이 동계 올림픽 관련 악플 수만 개를 삭제하고 관련 계정 수천 개를 정지시킨 일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다만 중국 당국이 네티즌들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자국 선수들을 비난하는 것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네티즌들의 반발과 반격을 부를 수 있는 내용에 대한 단속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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