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최고..웬만해선 韓 쇼트트랙 대표팀 막을 수 없다[베이징 현장]

  
곽윤기가 11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준결승 경기에서 결승선을 통과한 뒤 이준서, 김동욱, 황대헌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베이징(중국)=박종민 기자
 
"들어가기 전에 많이 긴장했는데요. 나보다 더 긴장한 두 명이 있더라고요.(웃음)"
   
그냥 봐도 팀 분위기가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곽윤기(34·고양시청)를 포함한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후배를 대하는 선배의 태도에서도, 선배를 바라보는 후배의 눈빛에서도 분위기가 느껴졌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11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2조에서 6분37초879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해 결승에 진출했다.
   
경기를 끝낸 곽윤기, 황대헌(24·강원도청), 이준서(23·한체대), 김동욱(30·스포츠토토)이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를 하려던 순간 믹스트존 모니터에선 최민정(25·성남시청)의 여자 1000m 결승전이 시작됐다.
   
남자 대표팀은 경기가 다 끝난 뒤 인터뷰를 하기로 결정했다. 최민정이 2위로 치고 올라가자 '어어어어어'라는 감탄사를 쏟아내며 경기에 몰두했다. 최민정이 은메달을 획득하고 난 뒤 남자 대표팀은 취재진 앞에 섰다.
   
믹스트존에서 인터뷰를 멈추고 최민정의 결승 경기를 지켜보는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 노컷뉴스

처음 인터뷰에 나선 건 곽윤기였다. 그는 "경기 들어가기 전에 긴장을 많이 했다. 그런데 나보다 더 긴장한 두 명이 있었다. 나까지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서 재미있게 풀었다"면서 이준서와 김동욱을 바라보며 미소를 보였다.
   
그러자 이준서와 김동욱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다.
   
인터뷰가 이어졌고 곽윤기가 대표팀의 전략을 유출(?)하는 듯한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황대헌이 "그걸 지금 말하면 어떻게 해 형"이라며 더 이상의 대화를 만류했다.
   
곽윤기도 "어 그렇지?"란 말과 함께 미소를 보냈다. 황대헌은 한술 더 떠서 "반대로 말을 해. 우리 전략과 반대로"라고 언급했고 대표팀과 취재진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곽윤기가 11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준결승 경기에서 결승선을 통과한 뒤 이준서, 김동욱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베이징(중국)=박종민 기자

처음 경기를 치른 김동욱은 "모두가 올림픽을 즐기라고 했는데 막상 타보니 즐기지 못했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대한민국 선수로 올림픽 출전하는 것은 영광이다"며 "대헌이나 준서, 윤기 형, 이런 좋은 선수들과 경기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준서도 "계주를 처음 타서 긴장됐다. 실수할까 긴장했는데 형들 덕분에 무사히 결승에 갔다"면서 기뻐했다. 특히 곽윤기가 마지막에 2위에서 1위로 뒤집은 것에 대해서는 "보고 반했다. 어떻게 저렇게 타는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금메달을 목에 건 황대헌의 포부도 거침없었다. 그는 "남자 계주가 있는데 우리 5명이 꼭 애국가를 듣고 싶다"면서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박장혁(25·스포츠토토)을 포함한 남자 대표팀은 오는 16일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 러시아올림픽위윈회(ROC), 캐다나, 이탈리아, 중국과 금메달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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