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분리개발' 이재명 결재받아" 법정 진술 또 나와

대장동 5인방 7차 공판 14일 열려
李 공원으로 만들겠다던 대장동 1공단…분리 개발 직접 서명했다는 진술
성남도개공, 성남시 수익 제한하는 내용의 사업협약서 요청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경제인 정책대화에서 대선공약과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부터 제1공단 분리개발 승인 결재를 받았다는 법정 증언이 또 나왔다. 대장동 개발사업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전략사업팀장이었던 정민용 변호사로부터다. 제1공단은 이 후보가 2010년 성남시장 선거에서 전면 공원화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곳이다.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성남도개공 수익을 대장동 임대주택 용지 'A11 블럭'에만 제한한데 대해 공사 측 요청이 있었다는 진술도 제시됐다.

"정민용이 이재명 결재 받아 왔다"…이번이 두 번째 증언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민용 변호사가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 공판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는 이른바 '대장동 5인방'(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정민용 변호사)에 대한 7차 공판을 14일 진행했다. 이날 공판엔 지난 2015년 대장동 사업이 진행 당시 전략사업팀에서 근무한 이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씨는 검찰이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분리개발 현안보고를 하고 이 시장의 서명을 받아온 사람이 누구냐"고 묻자 "성남시에 보고서를 가져다준 사람은 정민용 변호사로 기억한다"고 했다. 다만 "결재 과정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정민용 피고인이 성남시에 보고서를 가져다준 것으로 알고 있냐"고 재차 묻자 이씨는 "그렇다. 성남시장 비서실에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성남도개공 현직팀장인 한모씨도 "이재명 시장의 (분리개발) 방침을 받아왔다는 것이냐"는 검찰 측 질문에 "그렇다"고 한 바 있다. 당초 성남시는 결합개발을 하려고 했지만 2016년 사업 분리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에 속도를 붙이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성남도개공이 '성남시 수익 제한하라'고 요청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사업 타당성 조사를 진행한 한국경제조사연구원(한경연) 소속 연구원 고모씨도 이날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고씨는 '성남도개공 측 요청에 따라 수익을 대장동 임대주택 용지 'A11 블럭'으로 제한하는 사업의견서를 작성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내놨다.

고씨는 "우선배당을 통해 공공 임대주택 부지를 확보하고 임대주택을 건립·운영한단 내용의 의견서는 어떻게 작성된 것이냐"는 검찰 측 질문에 "일반적으로 쓸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 성남도개공에서 요청해 작성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피고인 측 변호사가 공공 임대 주택에 대해 묻자 "공공 임대 관련해 계속 말씀 하시는데 임대 주택 관련해선 저희가 쓸 이유가 없어서, 누가 써 달라고 해서 쓴 것 같다"고 했다. 성남도개공의 요청에 따라 작성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검찰은 한경연이 작성한 협약서를 화천대유가 성남도개공에 제출했다고 보고 있다. 이 협약서에는 성남도개공의 수익을 '대장동 A11 블럭'으로 한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성남도개공이 입맛에 맞는 조사 결과를 빠른 시일 내 받기 위해 타당성 용역 업무에 관여했다고 해석될 만한 진술도 나왔다. 고씨는 "개발사업의 현황조사 및 분석에 10일 등 총 50일이 걸릴 것으로 봤는데 왜 22일 만에 마쳤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성남도개공이) 의회 보고 예정으로 당겨 달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도시개발사업 기본 계획안이 있었는데 면적은 확정돼 있었고 관련 근거 등이 다 수립돼 있었다"며 "우리는 사업비 산정과 출자법인 검토만 해서 22일 만에 가능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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