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크라이나戰 'D데이'…전쟁 아닌 전쟁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러시아 남부 역에서 훈련을 마친 탱크가 주둔지로 복귀하기 위해 열차에 실리고 있다. 연합뉴스
16일은 미국 정부가 관측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D데이'이다.
 
그런데 러시아가 전날 자국 군대 일부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서 철수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낸 성명에서 임무를 완수한 남부군관구와 서부군관구 소속 부대들이 훈련을 마치고 열차와 차량을 장비에 싣기 시작했다며 원래 주둔 부대로 복귀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철수한 일부를 제외한 다른 병력은 각 지역에서 기존 계획대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도 때마침 이날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와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 가졌다.
 
그는 3시간 동안 진행된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협상 과정을 제안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접경으로부터 군대 철수를 계획대로 할 것이라면서도 군대 철수는 러시아에만 달린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미국 및 나토와 안보 협상을 다시 시작하겠다고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미국은 이날 러시아 병력 이동을 못 믿겠다는 눈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예정에 없던 대국민담화문 발표를 통해 러시아군 철수 조치를 평가 절하했다.
 
그는 "좋은 소식이지만 우린 아직 검증을 못했다. 러시아군이 본대 복귀했는지 확인이 안 된다. 사실 우리 분석으론 많은 러시아 군이 공격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장 분위기도 그렇다.
 
우크라이나 접경지역 정세를 누구보다 잘 꿰고 있을 젠스 스톨튼버그 나토 사무총장은 "아직 긴장완화 움직임은 안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러시아 최정예 부대로 알려진 중부 및 동부전선에서 이동해온 병력 등 러시아군 15만 명이 지금도 우크라이나 접경에 배치돼 있는 걸로 파악된다.
 
런던 킹스 칼리지 로브 리 박사도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러시아군 병력 이동에 많은 의미 부여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에서 한 군인이 러시아 침공 대비 훈련을 하면서 NLAW 대전차 무기를 발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우크라이나 국방부, 중앙은행 등 정부 기관도 이날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사이버공격은 러시아가 군사 공격 개시할 때 병행해서 실시하는 공격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이 사실이라면, 그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반응을 떠보기 위한 것일 수 있다.
 
이렇게 러시아가 병력은 일부 철수하고 사이버 공격은 감행한 러시아 의도는 뭘까?
 
러시아의 이중적 행동은 전날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언급 이후 나온 것들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숄츠 독일 총리와 만난 직후 "나토 가입이 어쩌면 꿈같은 것일 수 있다"며 나토 가입 포기 의사를 일부 내비쳤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는 현재 러시아가 가장 원하는 바다.
 
따라서 러시아의 이날 일련의 움직임은 우크라이나의 태도변화에 따른 것이다, 즉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 포기를 공표하면 전쟁은 없다는 메시지를 내기 위한 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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