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약 몰래 먹었나?' 200배 검출된 발리예바의 금지약물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카밀라 발리예바가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심장약을 복용하는 할아버지와 같은 컵을 썼다."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된 '피겨 요정'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변명이다. 검출된 금지약물 트리메타지딘은 협심증 치료제의 일종이다. 그냥 들어도 말이 안 되는 변명이지만, 검출된 금지약물의 수치는 상상 이상이다.

CNN은 17일(한국시간) 세계반도핑기구(WADA)를 통해 금지약물이 검출된 지난해 12월 발리예바의 소변 샘플 테스트 결과를 얻었다.

결과에 따르면 발리예바의 트리메타지딘 농노는 1mL 당 2.1ng(나노그램)이었다.

USA 투데이는 "전 미국 수영 국가대표 매디신 콕스의 경우 2018년 트리메타지딘 0.1ng가 검출되면서 국제수영연맹(FINA)로부터 2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발리예바의 수치는 콕스의 200배가 넘는다.

콕스는 이후 복용했던 종합비타민을 WADA에 제출하면서 6개월 자격정지로 징계가 줄었다. 당시 콕스의 종합비타민에서는 1정당 트리메타지딘 4ng가 검출됐다.

"할아버지와 같은 컵을 썼다"고 주장하기에는 트리메타지딘 수치가 너무 높다.

발리예바의 소변 샘플에서는 트리메타지딘 외 하이폭센과 엘카르니틴도 검출됐다. 트레메타지딘과 같은 금지약물은 아니지만,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성분이다. 트라비스 티가르트 미국반도핑기구 회장은 "이 조합은 지구력을 높이고, 피로를 줄이고, 산소 활용도를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이폭센의 경우 실제로 미국반도핑기구에서 금지약물 리스트에 올리려고 했다. 티가르트 회장은 CNN을 통해 "경기력 향상 능력 때문에 2017년 하이폭센을 금지하려 했지만, 시행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타이거트 회장은 발리예바가 직접 약물을 복용했다고 보지는 않았다.

타이거트 회장은 "단순히 할아버지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 "발리예바는 16살이다. 직접 이런 약물들을 복용할 수 있는 정보, 돈이 있을까? 누군가 약물 복용을 가르치거나 지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리예바는 17일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다. 쇼트프로그램에서는 82.16점으로 1위를 기록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발리예바가 메달을 따면 기록에 '*'를 붙일 계획이다. 도핑 의혹이 100% 해결되기 전까지는 기록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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