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딸 학대 모른 척한 친모…항소심서 3년→2년 감형

재판부 "방임 중 딸 사망했지만…원인은 이모 부부의 학대"

스마트이미지 제공

자신의 10살 딸이 이모 부부에게 학대당하는 사실을 알고도 모른 척해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친모가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수원지법 형사항소5부(김은성 부장판사)는 18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방조 및 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A(32)씨에게 징역 3년의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방임 행위가 지속하는 중에 아동이 사망에 이른 것은 부모로서 도리를 다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불리한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그 범위를 넘어 아동학대 치사죄나 살인방조죄로 형량을 정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검찰 역시 피해 아동이 사망하기 직전에 발생한 이모 부부의 학대 행위와 피고인의 방임행위간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며 "피해 아동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이모 부부의 학대 범행이고, 피고인의 범죄사실은 아동의 질병을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거나 이모의 폭행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것 등 학대를 방조했다는 것"이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 부부. 연합뉴스

A씨는 지난해 1월 25일 언니 B(35·무속인)씨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딸 C(당시 10세) 양의 양쪽 눈에 멍이 든 사진을 확인하고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어 같은날 오후 B씨에게 "애가 귀신에게 빙의가 됐는지 확인해야 하니 복숭아 나뭇가지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복숭아 나뭇가지 한 묶음을 인터넷으로 사준 혐의도 받는다.

C양의 사망 전날인 지난해 2월 7일 밤부터 새벽 사이에는 B씨가 C양을 때렸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C양과 통화하며 "이모 손은 약손이야. 병을 다 낫게 해줄 거야"라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미 C양의 건강은 크게 악화된 상태였고, C양은 다음 날 B씨 부부에 의해 욕실로 끌려가 물고문 행위를 당한 끝에 숨졌다.

한편 물고문 등으로 C양을 숨지게 한 B씨와 그의 남편은 지난달 열린 항소심에서도 1심과 마찬가지로 각각 징역 30년과 12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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