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민생행보 상징하는 SUV 또 등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함경남도 함주군 연포지구의 연포온실농장 건설 착공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첫 삽을 떴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2월 16일)에 금수산 참배 보도가 나오지 않는 등 행방이 묘연했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함경남도 연포온실농장 건설 착공식에 나타났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말에도 이곳을 방문했는데, 이번 착공식에도 참석해 건설에 투입되는 군인들을 상대로 연설까지 했다.
 
김 위원장이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올라타 손을 흔들며 건설 군인들의 환호에 답하는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북한이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80주년을 맞아 지난 15일 백두산 인근 삼지연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보고대회를 열었다고 조선중앙TV가 1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지난 15일 백두산 인근 삼지연시에서 열린 김정일 생일 80주년 중앙보고대회의 경우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 보도가 나오지 않았고, 노동신문에 실린 사진도 김 위원장을 부각시키지 않고 멀리서 대회 장면을 찍은 원경사진 3장만 공개하는 등 비교적 절제하는 양상을 보였다. 김 위원장이 매년 광명성절에 했던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 관련 보도도 나오지 않았다.
 
반면 연포온실농장 착공식은 김 위원장이 연설을 하고 군인들과 직접 소통하는 장면 등 9장의 사진을 노동신문에 게재하며 대대적인 선전을 했다. 국방과 함께 경제와 민생을 챙기는 김 위원장의 행보를 강조하는 맥락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이 직접 온실 착공의 첫 삽을 떴고, 이후 도요타 렉서스로 추정되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올라타 선루프 사이로 몸을 내놓고 손을 흔들며 수많은 건설 군인들의 환호에 답했다. 
 
SUV 차량은 김정은 위원장의 민생 행보를 강조할 때 종종 등장하는 소품이다. 
 
북한이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80주년을 맞아 지난 15일 백두산 인근 삼지연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보고대회를 열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김 위원장은 지난 2020년 8월 7일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일대의 홍수 피해 현장에도 SUV 차량을 몰고 나타나 피해 주민들을 위로한 바 있다. 이 때는 김 위원장이 차량 운전석에 앉아 창밖의 수행 간부들에게 지시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당시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직접 흙길을 달려 와 주민들을 위로했다며, 최고지도자의 애민 지도자상을 집중 부각시키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연포온실농장 착공 연설에서 "연포온실농장을 수만t의 생산능력을 가진 대규모 남새생산기지로 건설하는 동시에 선진적인 농업기술을 보급하는 실물교육 농장으로 건설하며 이를 기준으로, 봉화로 하여 나라의 전반적 농촌발전을 더욱 강력하고 확신성 있게 추진하자는 것이 당 중앙의 구상"이라며, "이와 같이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농장건설을 통 채로 맡아 수행하게 된 것은 우리 군대 장병들의 커다란 영광"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평양 화성지구 1만세대 주택 건설 착공식에 참석해 연설했다고 조선중앙TV가 13일 보도했다. 선글라스를 쓴 김 위원장이 조용원 당 조직비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건설 군인들에게 "작전 전투지역은 달라졌지만 그 어떤 전략무기보다도 더 강한 우리의 군민 대단결을 더욱 공고한 것으로 억세게 다지기 위한 최전방에 분명히 섰음을 똑바로 자각하고 인민들이 즐거운 마음을 안고 기다리는 온실농장을 하루빨리 완공하는데 전력을 다하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근 착공식을 가진 평양 화성지구 1만 세대 주택 건설만이 아니라 함남 연포온실농장지구 조성 사업도 군이 맡는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날 착공식에는 조용원 당 조직비서와 리정남 함경남도 당 위원회 책임비서, 리영길 국방상, 김정관 국방성 제1부상 등도 참석했다. 군 고위 간부들도 착공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 공사에 군 인력을 동원하는 의미를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전략무기 강화를 통해 유휴 군대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후방지역 군인들을 경제발전 과정에 투입해 경제성과를 내고 내부결속을 꾀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향후 농촌 현대화를 위해 온실 농장들이 전국적 규모로 조성될 것이며 이 사업에 군부대를 투입함으로써 경제발전 및 지역 군의 역할부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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