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코로나19 출구 초입…풍토병 관리체계 전환 시작"

전날 '엔데믹' 발언 연장선상…"오미크론과 함께 공존"
60대 미만 중증화율 0.03~0.08%, 치명률 0~0.03% 수준
일상회복 재개 시 델타 유행했던 작년 11월과 적용案 다를 듯
'확진 산모' 위해 음압분만실 82개 확보…이달 중 200개 확대

서울 송파구 보건소 선별 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있다. 이한형 기자
오미크론 변이의 대확산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10만 안팎을 기록하는 가운데 정부는 '중증·사망 최소화'가 핵심 목표임을 재차 강조하며, 이제 코로나 사태를 벗어나는 '출구'의 초입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지난해 4차 대유행을 이끌었던 델타 변이보다 중증화율·치명률이 현저히 낮은 오미크론의 특성을 들어 지금과 같은 안정적 의료대응이 가능하다면 코로나19도 다른 풍토병처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풍토병 관리체계 전환 초입"…50대 이하는 치명률 0~0.03%

중앙사고수습본부 박향 방역총괄반장이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공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박향 방역총괄반장은 2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현재는 오미크론의 위험도를 계속 확인하면서 풍토병적인 관리체계로 전환하기 시작한 초입 단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계속 낮은 치명률을 유지하고 유행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최종적으로는 오미크론도 다른 감염병과 같은 관리체계로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출구를 찾는 초입에 들어선 셈"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지금 상황이 코로나19가 주기적으로 유행하는 계절독감처럼 '엔데믹'화(化)되는 과정이라고 밝힌 발언의 연장선상이다. 중수본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백브리핑에서 "오미크론 방역체계로 개편하면서 엔데믹의 초반 단계를 밟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없는 범위로 중증환자가 늘어나거나 의료체계가 과부하로 붕괴되면 치명률이 상당히 올라가게 되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며 "누적 치명률은 (오히려) 갈수록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지난해 12월 이후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확정된 6만 7207명의 확진자를 대상으로 연령표준화 중증화율·치명률을 분석한 결과, 오미크론의 중증화율은 0.38%, 치명률은 0.18%로 델타(중증화율 1.4%·치명률 0.7%)의 4분의 1 정도에 그쳤다.
 
특히 50대 이하 연령층의 중증화율은 0.03~0.08%, 치명률은 0~0.03%로 나타나 평균 수준에 크게 못 미쳤다.
 
다만,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60세 이상에 대해서는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위험성을 지녔다는 게 당국의 분석이다. 60대 환자의 오미크론 중증화율은 0.42%, 70대는 2.58%, 80대 7.77% 등이다. 치명률도 60대 0.17%, 70대 1.12%, 80대 4.9% 등 고령층으로 갈수록 높은 비율을 보였다.
 
물론 예방접종 완료 여부도 감염 시 중증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다.
 
박 반장은 "접종을 완료한 50대 이하의 경우, 치명률은 거의 0에 가깝게 위험도가 떨어진다"며 "오미크론의 특성을 고려할 때 확진자 숫자보다 중증과 사망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의료체계 대응여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네 병·의원 역할 지속 확대"…일상회복 재개 시 적용案 개편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 연합뉴스
정부는 방역조치로 인한 통제보다 '자연 면역'에 기대겠다는 것인지 묻는 질의에는 일상적 의료체계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답변했다.
 
손 반장은 "자연면역 획득이라고 하는 부분은 개념 자체가 다소 모호한 감이 있다. 그보다는 오미크론의 전파력과 중증화·치명률 특성을 볼 때 오미크론과 함께 공존하기 위한 체계로 이행한다고 이해하시면 된다"고 밝혔다.
 
이어 "격리기간을 단축하거나 접촉자 범위를 좁히고 일상생활이 가능한 방향으로 여러 가지 방역체계를 재편하고 있는 것도 동일한 목적선상에서 이뤄지고 있는 조치들"이라며 "의료체계도 특수한 격리의료체계보다 통상적인 동네 병·의원들의 역할을 확대해 나가고 일상적 의료체계에서 그 역할들이 점점 더 커지게끔 계속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향후 '단계적 일상회복'을 재개하더라도, 지난해 11월 델타 유행 시 적용했던 방안과는 세부내용이 달라질 거라는 점도 시사했다.
 
손 반장은 "작년 11월에 저희가 발표했던 일상회복 계획은 그 당시 델타의 위중증률·치명률과 유행상황 등을 고려하면서 만들었던 계획"이라며 "그대로 갈 수 있다고는 판단하지 않고 현재 오미크론 유행 특성에 맞게끔 어떤 부분의 위험도를 더 낮게 보고, 어떤 부분의 일상회복을 조금 더 빠른 속도로 가야 될지 등 다시 한 번 정리하는 개편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은 다가올 유행 정점과 그에 따른 의료대응 부담을 평가하는 것이 당면 과제라는 점도 짚었다.
 
손 반장은 "일상회복에 대해서는 향후 어느 정도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전환되는지 여부와 그때의 위중증·사망자 추이, 우리 의료체계 여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구상에 들어가야 한다"며 "전체적인 유행상황에서 의료체계에 끼치는 부담이 어느 정도일지 등에 대한 평가를 하며 판단돼야 할 영역"이라고 전했다.

'확진 산모' 출산 위한 음압분만병상 이달 중 200개 확충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 준중증·중등증병상에서 한 의료진이 병동에서 일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한편, 정부는 최근 확진자 급증세로 코로나19에 걸린 임신부가 병원을 찾아 헤매는 사례가 잇따르자 분만을 위한 특수 병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정부가 '확진자 출산'을 대비해 거점전담병원·대한분만병원협회 등과 협조해 마련한 음압병상은 82개다.
 
정부는 이번 주 내로 남양주 한양병원 등에 음압분만병상을 추가로 확보하는 등 이달 중 200개 병상을 확충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반장은 "(확진 산모가 낳은) 신생아의 경우, 태어나면 사흘 정도 일반 신생아와 구분해서 격리한 다음에 옮기고 있다"며 "일반 현장에서는 데이터 등으로 봤을 때 '수직 감염'이 거의 일어나고 있지 않지만, 아직은 국민들과 의료진들에게 불안함이 남아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아울러 "일부 병원에서는 확진된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별도 구역으로 구별을 하는 식으로 운영하는 등 이행단계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코로나에 확진된 산모가 선택하는 병상들이 조금 더 많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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