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30%가 소아·청소년…중증화율·치명률은 낮아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전 연령대와 비교해봤을 때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확진자의 규모와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특히 미접종자인 11세 이하 쪽에서의 발생률이 높은 상황을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23일 연령별 확진자 현황을 보면, 신규 확진자 중 0~9세는 2만4779명(14.45%), 10~19세는 2만1980명(12.82%)을 차지했다. 하루 확진자 중 약 30%가 소아와 청소년에 집중돼 있는 것이다. 특히 도드라지는 연령대는 0~6세다. 오미크론 확산세가 급증함에 따라 2월 3주차 일평균 발생량은 전주 대비 모든 연령군에서 1.6배 이상 증가했지만, 0~6세 연령군은 2.2배 이상 폭증했다.
16개월 된 아들을 둔 A씨는 "요즘은 확진이 돼도 경증이라기에 아기도 돌발진처럼 열이 좀 나고 넘어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번 7개월 영아 뉴스를 보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며 "아기만큼은 최대한 확진되지 않도록 어린이집 입소도 미루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소아병상 충분? '의료진·시설' 없으면 무용지물
정부는 소아 병상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수도권 기준 32개 의료기관 중 소아에 우선 배정되는 병상은 496개다. 소아·청소년과 진료가 가능한 재택치료상담센터는 전국 95개소이고, 이 중 소아전담 상담센터는 11개소다.박향 방역총괄반장은 정례브리핑에서 "영유아 전담병상 확보보다는 영유아가 입원해야 할 상황이 되면 부모가 동반해서 입원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서 아이 치료가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아 병상이 있더라도 소아 전담 의료진과 시설이 없다면 '병상 수' 자체는 무용지물이다. 인력과 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실제로 가동될 수 있는 소아 병상이 당국이 제시한 수보다 더 적은 규모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8일 수원에서 병원 이송 중 숨진 7개월 영아의 사례에서도, 확진된 영아가 17km 떨어진 병원으로 이동해야 했던 원인은 '병상 부족'이 아닌 '소아 전담 의료진 부족'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코로나 의심 증상을 보이는 영유아의 입원을 의료기관에서 거부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대처 방법에 대한 문의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중대본은 "확진되지 않았지만 발열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응급실 내 코호트 격리 공간을 두도록 했기 때문에 진료 거부 행위에 해당한다"며 "열이 나는 영유아의 수용을 거부했다는 사례가 있었다고 들었는데 면밀히 지도·점검을 하겠다"고 말했다.
5~11세 백신 허가…"맞히겠다" vs "부작용 걱정"
소아.청소년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정부는 사실상 백신 접종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식약처는 23일 5~11세에 대한 백신을 허가했다고 발표했고 질병관리청은 다음달 중에 구체적인 접종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어린이의 코로나19 예방 및 중증으로 악화를 방지할 수 있다고 정부는 설명하지만, 학부모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10살과 8살, 1살 자녀를 둔 40대 여성 B씨는 "학교 전면 등교 방침이 불안하고 아이들이 어디서 확진돼 와도 이상하지 않으니 백신을 맞혀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아이 아빠는 반대 입장이지만 빨리 코로나 백신이 독감 백신처럼 안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과 4살 자녀를 둔 C씨는 "젊은 사람도 부작용이 생겨서 중태에 빠지기도 하는데 아이들 백신을 어떻게 맞히냐"며 "아이가 알레르기에 천식도 있는데 백신을 맞고 기관지가 붓거나 폐렴이 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어린이 백신의 시기와 효과에 대한 의문을 나타내기도 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금 백신을 접종하면 이미 유행이 끝날 때 효과가 나타나는데 시기적으로 별로 도움이 안 된다"며 "백신의 중요한 점이 중증 예방이라는데 아이들은 중증으로 가는 비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맞지도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