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까지 나서 제3지대 연대를 겨냥한 정치제도 개혁 논의에 본격 착수하는 등, 야권 단일화 결렬에 따른 틈새를 집중 공략하려는 모양새다.
야권 '신경전' 틈타 계속되는 李의 구애전
이재명 후보는 23일 충남 당진어시장 유세에서 "충청은 통합의 도시"라며 "좋은 정책과 인재를 다 쓰는 국민내각, 모든 정치세력이 한 부분씩 맡아 잘하기 경쟁을 하고 국민에게 평가받는 대통합정부를 꼭 만들겠다"고 통합정부론을 재차 강조했다.이 후보의 통합정부론은 책임총리제와 국민내각이 큰 축인데, 최근 그의 통합에는 안철수 후보가 중심에 놓인 듯한 기류가 감지된다.
이 후보는 앞서 22일 KBS라디오에서도 "그분(안 후보)이 가진 새 정치의 꿈은 제가 평소 이야기하는 정권 교체를 넘어선 정치 교체, 시대 교체와 일치하는 면이 있다"고 손을 내밀었고, 21일 TV토론에서도 '통합정부'에 대한 안 후보의 입장을 묻는 등 관심을 보였다.
이 후보의 러브콜이 계속 이어지면서, 최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안 후보의 야권 단일화 결렬 '틈'을 파고들어 중도층을 공략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때마침 23일에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국민의당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이 양측의 단일화 물밑 대화 내용을 폭로하며 신경전을 펼쳤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험지를 찾아다니며 중도·부동층 공략에 '올인'하고 있는 이 후보 입장에서 안 후보와의 단일화는 매력적인 카드다. 앞서 이 후보는 이달 초 이상돈 전 의원과 윤여준 전 장관 등과 회동하는 등 중도·보수 성향의 인사와 접촉면을 넓혀갔다. 윤 전 장관은 한때 안 후보의 멘토로 불리기도 했다.
정책연대 형태 될까…與 지도부, 중·대선거구제 등 논의
다만, 선거를 13일 앞둔 시점에서 이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가 성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윤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던 안 후보가 곧바로 다시 이 후보한테 가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주요 공약 기조도 서로 크게 다르다.이에 민주당 지도부는 22일 비공개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국회의원 중·대선거구제 △기초의원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 △책임총리제 등을 골자로 한 정치개혁안을 논의했다. 중·대선거구제는 현행 선거구 2~5개 정도를 하나의 통합선거구로 묶은 뒤 그 안에서 2~5명의 의원을 뽑는 것이다. 소수정당의 경우 정계 진입 장벽이 낮아져 유리할 수 있다.
민주당은 다만 일부 개혁안에 대해서는 지도부 내에서도 견해차가 크게 엇갈리고 있고, 대선 시점(3월9일) 등을 고려하면 당장 현실화하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당 지도부에서) 정치개혁안 논의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단기적으로 어떻게 하겠다 등의 구체화한 것은 전혀 없다"며 "중·대선거구제 문제는 의원 총의를 모아야하는 문제다. 필요하다면 정책의총을 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