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친러세력 병력요청…크림반도 합병절차 밟나?

러 언론 "돈바스 독립 지역 지도자, 병력 요청"
2014년 탄핵된 친러 대통령의 병력 요청에 파병결정
美 "예상한 위장작전…러, 침공 가능 지역에 주둔"
러 침공계획 부인…'평화유지군' 강조도 똑같아

열차에 실려 우크라 국경 인근 역에 도착한 러시아군 장갑차.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성향의 분리주의 지도자들이 러시아에 병력 지원을 요청했다고 러시아가 밝혔다.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 병합 때와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타스통신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 집무실) 대변인을 인용해 "두 독립 지역 지도자들이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군의 공격을 격퇴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언론이 언급한 독립 지역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이다. 
 
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데니스 푸실린 DPR 수장은 "DPR 인민들을 대상으로 한 우크라니아군의 공격을 물리치기 위해 내가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DPR과 LPR 지역은 친러 성향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독립국가로 선포했다. 또 평화유지를 이유로 이곳으로 파병을 결정해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친러 반군 대피령에 아이 데리고 피란 나선 우크라 동부 여성. 연합뉴스

미국은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런 러시아 언론의 보도에 대해 "처음부터 우리가 예측했던 위장작전"이라며 "우리는 설계된 시나리오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도 "집결된 병력의 80%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할 수 있는 지역에 주둔했다"고 말했다.
 
반면 러시아는 침공 계획을 부인하고 있다.
 
한편 DPR과 LPR이 러시아에 병력 지원을 요청한 것은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전과 유사한 모습이다.
 
친러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당시 대통령은 2014년 2월 탄핵 당한 뒤 러시아로 도망쳤다. 이후 러시아는 '야누코비치가 병력 지원을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의회는 군사력 사용을 승인했고, 파병으로 이어졌다. 
 
크림반도를 점거한 이후 "자국민 보호 차원에서 이뤄진 정당한 행동"이라며 파병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이후 러시아 의회는 크림반도 합병 조약을 비준하고 푸틴 대통령이 서명하면서 합병 절차를 완료했다.

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