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요청에 따라 민주당이 27일 다당제 선거제 개혁과 개헌, 총리추천제 등 '정치 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 24일 총리 국회 추천제, 권역별.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제 개혁,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 등을 포함한 정치 교체를 선언한 지 사흘만이다.
이 후보는 민주당 의원총회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세부적으로는 국무총리 국회추천제와 여야정 정책협력위원회, 초당적 국가안보회의, 다당제 구현, 개헌논의 등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다"며 "중장기적이고 국민통합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대통령 4년 중임제, 결선투표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금요일 대선 토론에서 여러 후보님들이 민주당이 정치개혁 의지가 부족하다고 지적하셨다"며 "저도 공감 드렸고 당에 시급한 조치를 요청했다. 그 결과 이틀 만인 오늘 의총에서 정치개혁안이 추인된 것"이라고 했다.
이날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정치개혁안'의 핵심은 연립정부나 협치를 제도화하는 안들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에 대해 '함께 정부를 만들자'는 연대론 신호를 강하게 보낸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에게 거듭 공개적인 '러브콜'을 보낸 셈이다.
안 후보는 지난 25일 중앙선관위 주관 2차 토론회에서 "만약에 진정성이 있다면 지금 얼마 남지 않았지만 의원총회야 언제든지 모아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제가 그 당 내부 사정을 다른 분에 비해 비교적 잘 아는 편이긴 한데 과연 의원총회를 통과할 것인가가 '키'(key)"라고 행동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민주당은 이틀만에 의원총회를 열어 정치 개혁안에 대한 실천의지를 보이며, 약속을 요구한 안 후보에 대해 적극 화답한 모습이다.
이 후보가 안 후보에 적극 호응해, 연대하는 듯한 인상을 주면서 중도 부동층을 끌어안을 수 있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의총 직후 연 '국민통합 정치개혁을 위한 결의문'에서 "안철수의 새로운 정치, 심상정의 진보정치, 김동연의 새로운 물결도 같은 방향"이라며 "다당제와 정치개혁을 찬성하는 정치세력은 모두 함께 하자"고 야당의 동참을 촉구하기도 했다.
또 한편으로는 50%가 넘고 있는 정권교체 여론을 달래려는 행보로도 분석된다. 경쟁자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정권교체론' 전략으로 지지세를 모아왔다. 이날 민주당의 행보는 이에 맞서는 맞불 포석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닥치고 정권교체보다는 정치 교체"라고 대응해왔는데, 구체적 실천의지를 더한 셈이다.
민주당 선대위 우상호 총괄본부장은 27일 기자회견에서 정치개혁안 당론 채택에 대해 "정치개혁에 동의하는 심상정, 김동연, 안철수 후보 생각에 공감 표하고 실제 약속함으로써 윤석열 후보를 담론으로 포위해가는 구도가 나쁘지 않다"며 "중도, 부동층에 도움된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빙 승부 속에서 중도 개혁 표를 한 표라도 더 끌어모으기 위한 신속 대응 차원이기도 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내에서는 지난 총선 이후 떠나간 지지층과 중도층 표심을 불러올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새로운 선거제 하에서 치뤄진 지난 총선에서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논란'으로 떠나간 표심을 이번 '정치개혁안'을 통해 모을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더해 선거제와 정치 개혁을 바라는 범 진보층 결집에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