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윤-안 '이면합의' 확실…단일화 효과는 별로"

민주당 쪽에선 단일화 의미 축소에 초점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박종민 기자

여권 내 '빅 스피커'로 꼽히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3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야권 대선 후보 단일화 소식을 듣고서 두 후보 간 이면 합의가 있었을 거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이사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출연 중 두 야권 후보의 단일화 기자회견을 지켜본 뒤 "공동선언문엔 광값이 얼마나 오가는지 얘기할 수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안철수 후보가 그제 유세에서 '윤석열 뽑으면 1년 안에 손가락 자르고 싶어질 거다'라는 말까지 공개적으로 할 정도로 대립이 심했지만 전격적으로 합의가 이뤄졌다"며 "그러면 뒤에서 무슨 합의가 당연히 있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고 포옹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진행자가 '이면 합의 내용으로 짐작 가는 대목이 있느냐'고 묻자 유 전 이사장은 "다른 게 있을 수 없다"며 '권력 분점'을 거론했다.

그는 1997년 김대중 당시 후보가 김종필 후보에게 국무총리와 내각 절반, 공공기관 인사권 일부까지 내줬던 일명 'DJP 연합'을 언급하며 "그게 없이는 이런 합의가 이뤄질 수 없다. 그게 해소가 된 것"이라고 추측했다.

실제로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에서 "지난 10년 간 저는 정치권에서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국회의원으로서 여러 가지 열심히 입법 활동을 했다"면서 "하지만 그걸 직접 성과로 보여주는 그런 행정적 업무는 하지 못했다. 할만한 기회를 가지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극적인 단일화 타결 배경에 일찌감치 야권에서 제기됐던 '윤석열 대통령, 안철수 국무총리'가 논의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 대목이다.

다만 유 전 이사장은 "이미 갈 표는 다 갔고 데이터상으로는 어느 쪽으로 표가 쏠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단일화 효과가 크지 않으리라 전망했다.

또 "그래서 광을 파는데 비광을 판 것 아닌가 하는 느낌도 있다"고도 했는데, 곧바로 진행자가 '그렇게 희망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그걸 부정하진 않는다'고 인정했다.

한편 민주당 쪽에서는 단일화 의미를 축소하고 다시 전의를 다지는 데 메시지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민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안 두 분이 야밤에 합쳤으니 윤안의 유난한 야합이라 해도 될까요"라며 "통하지 않을 것이다. 저는 국민의 승리를 믿는다"라고 적었다.

기동민 의원은 노래 '상록수' 가사를 인용해 "우리들 가진 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라고 썼다.

김원이 의원은 "2002년이 생각나는 2022년…"이라며 말을 줄인 뒤 "위대한 국민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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