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새벽 5시 40분쯤 은평구 구산동 제1투표소에서 만난 40대 여성 A씨는 "며칠 전부터 선거일에는 아침 일찍 투표장에 와서 꼭 투표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아무래도 이번에 대통령이 되실 분은 책임감이 많이 클 것 같다. 마찬가지로 국민들도 같은 책임감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모자를 쓰고 잠옷 차림에 외투만 입고 나온 30대 남성 B씨는 "아무래도 코로나 시국이다 보니까 좋은 분이 뽑히셔서 이 시국을 조금 더 빠르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셨으면 좋겠다"면서 "다 힘들겠지만 특히 청년들이나 자영업자들이 불합리한 대우를 받지 않는 정책이 좀 나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로 투표를 마치고 나왔다는 60대 여성 C씨는 "이제 우리는 나이가 있으니까 아침 일찍 와서 빨리하고 그래야 한다"며 "요즘 후보들의 유세를 많이 들었다. 국민만 바라보겠다, 국민이 제일 중요하다고 한 얘기들을 많이 하셨는데 꼭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투표가 시작되는 오전 6시가 넘어가자 시민들이 몰려오면서 투표 행렬은 더욱 길어졌다. 잠옷 등 편한 복장으로 나온 사람들이 대다수였고, 일부 등산복을 입고 온 경우도 있었다. 투표소 관계자가 거리두기를 해달라고 당부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70대 여성 D씨는 "오후에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 일찍 나왔다. 코로나를 조심하려고 나왔는데 거리두기는 잘 안 지켜지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어제까지 누구에게 투표할지 생각이 많았다. 지금은 마음을 정한 상태"라며 "소신껏 국민들 바람을 이뤄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들과 함께 나온 50대 여성 E씨 또한 "(후보자들) 나름대로 다 생각들과 국민을 위한 그런 마음을 갖고 계시지 않나"라며 "나라를 이끌어갈 지도자를 뽑는 거여서 신중하게 생각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사전투표 때 부실선거 논란이 있었는데, 오늘은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투표는 오전 6시부터 전국 1만 4464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일반 유권자는 오후 6시까지 투표하고,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는 오후 6시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투표한다. 같은 투표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유권자들이 투표소에서 모두 퇴장한 뒤에 확진자·격리자가 투표할 예정이다.
본 투표는 주소지 관할 투표소에서만 가능하며 주민등록증이나 면허증, 여권 등 관공서나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사진이 부착된 증명서를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확진자·격리자의 경우 방역 당국으로부터 받은 외출 안내 문자 등도 함께 보여줘야 한다.
투표용지는 기표 전·후 모두 촬영하거나 훼손해서는 안 된다. 또 투표소 내부에서는 모든 촬영이 금지된다. 사전투표의 경우 현장에서 투표용지를 인쇄하기 때문에 사퇴 후보가 표시돼 있지만, 본 투표용지는 사전에 제작됐기 때문에 '사퇴' 표시가 따로 없어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