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李 몰표vs 대구경북 尹 압도적 지지…지역 감정 심화 '우려'

윤 당선인, 취임 뒤 국민통합 방안 마련에 나서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을 찾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환호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제20대 대선 개표 결과 굉주전남 유권자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대구경북의 몰표를 획득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근소한 차로 패하면서 영호남 지역감정이 더 심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0대 대선 개표가 마무리된 10일 오전 6시께 민주당 이 후보(47.83%)가 국민의힘 윤 후보(48.56%)에 0.73%포인트 차(24만 7077표)로 지면서 윤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가운데 광주전남 유권자들은 이 후보에 표를 몰아준 것으로 분석됐다. 윤 당선인도 역대 보수당 후보 중에서 가장 높은 광주전남 득표율을 기록했다.

10일 중앙 선관위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 후보는 광주전남에서 각각 84.82%와 86.40% 득표율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이 후보의 득표율은 지난 15대와 16대 대선때 당시 김대중·노무현 후보의 광주전남 97.28%· 94.61%와 95.17%·93.38% 득표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18대 대선 때 문재인 후보가 얻은 91.87%·89.28%에 근접한 수치다.

지역별로 이 후보는 완도에서 88.89%로 도내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는 등 전남 22개 시군에서 80% 중·후반대의 몰표를 받았다. 광주의 경우도 이 후보는 광산구에서 85.52%의 득표율을 보이는 등 80% 초·중반대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대선 사전 투표일을 하루 앞두고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전격 단일화에 합의한 데 따른 여당 텃밭인 광주전남의 유권자들이 위기의식을 느껴 이 후보에 사전투표 때부터 표를 몰아준 것으로 분석된다.

윤 당선인는 광주전남에서 12.72%와 11.44% 득표율에 그쳐 애초 기대했던 30% 득표율에는 훨씬 못 미쳤다.  하지만 윤 당선인는 대선이 직선제로 치러진 지난 13대 대선 이후 광주전남에서 보수당 후보 가운데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는 유의미한 결과를 냈다.

보수당 후보 중에서 18대 대선 때 박근혜 후보가 전남에서 10.00%의 득표율로 유일하게 두 자릿수 득표율을 보인 게 그동안 보수당 후보의 광주전남 최고 득표율이었는 데 윤 당선인이 이를 갈아치운 것이다. 이준석 대표가 여러 차례 광주전남을 찾아 공을 들이고 광주 복합 쇼핑물 의제를 선점한 게 어느 정도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가 광주전남에서 80% 중반대의 몰표 받은 데 반해 윤 당선인은 야당 텃밭인 대구 경북에서 각각 75.14%와 72.76%의 득표율로 역시 압도적 지지를 받아 영호남의 대선 득표 결과가 극명하게 갈렸다.

이 후보는 대구 경북에서 각각 21.60%와 23.80% 득표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대선 이후 영호남의 지역감정이 더 노골화할 것으로 벌써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윤 당선인은 20대 대통령 취임 이후 지역 갈등을 완화할 정책을 다듬어서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지병근 교수는 "영호남 간 후보 선호도가 워낙 갈려서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은 지역 간 정당에 대한 '배제 현상'에 대해 치유하기 위한 별도의 특단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윤 당선인은 이날 대선 승리가 확정된 뒤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당 개표상황실을 찾아 "지역, 진영, 계층 이런 것을 따질 것 없이 대한민국 국민은 어디에 계시든지 똑같은 이 나라 국민이고 모두 공정하게 대우받아야 한다"며 "국민 통합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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