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공신' 장제원 비서실장 직행…尹 인수위 윤곽은

황진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자신의 최측근인 장제원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지명하면서 본격 인수위원회 구성 작업에 착수했다. 
극적인 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뤄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인수위원장 하마평에 오른 가운데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양당 합당 작업도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윤핵관' 장제원 비서실장으로 복귀…후보 단일화 성사로 대선 승리 공신

 
윤창원 기자
10일 새벽 제20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윤 당선인은 가장 먼저 비서실장 인사를 단행했다. 당선인 신분으로 공식적인 지명 대신 외부 인사들과 회동에서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윤 당선인은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이철희 정무수석을 접견하는 과정에서 "장 비서실장이 이철희 수석과 계속 통화하시면 되겠다"고 언급하며 지명 사실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지난해 9월 당내 경선 당시 윤 당선인 캠프에서 총괄상황실장을 맡았던 장 실장은 권성동, 윤한홍 의원 등과 함께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3인방으로 불렸다. 장 실장은 아들의 무면허 음주운전 사고 등을 이유로 당시 상황실장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후에도 캠프 내 공식 직책은 없었지만 전두환 '개 사과' 사건 등 윤 후보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장 실장이 물밑에서 움직이며 윤 후보를 적극 보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잠잠했던 장 실장이 최근 주목을 받은 것은 대선을 엿새 앞두고 지난 3일 극적으로 성사된 안 대표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다. 윤 당선인과 안 대표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사실상 후보 단일화가 무산되는 쪽으로 기울었지만, 장 실장이 끈질기게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과 물밑 교섭을 통해 극적 단일화를 성사시켰다. 윤 당선인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격차가 0.7%포인트에 불과했다는 점 때문에, 안 대표와의 단일화가 승리에 역할을 했다는 내부 평가가 나온다. 캠프 내부에서 윤 후보 대선 승리의 일등 공신이 장 실장이라는 주장에 이견이 없을 정도로, 장 실장이 막강 실세로 재차 부상한 배경이기도 하다.
 

인수위원장 0순위 안철수…김병준‧김한길 등 하마평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 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을 찾아 박수를 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윤석열 정부 구성에 초석을 놓을 인수위원장 후보군에는 안 대표와 함께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김한길 전 새시대준비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권영세 사무총장은 이날 사무총장 직에서 사퇴하면서 인수위 부위원장 후보군에 올랐다. 지난 3일 후보 단일화 기자회견 당시 윤 당선인이 "인수위원회 구성부터 공동정부 구성까지 (안 대표와) 함께 협의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인수위원장 직은 안 대표의 의중에 달렸다는 게 중론이다. 이 때문에 윤 당선인과 안 대표가 조만간 양자 회동을 통해 인수위 인선 등을 논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안 대표의 전격적인 후보 단일화 결단으로 인해 정권교체를 이뤘기 때문에 일단 선택권은 안 대표에게 있는 것 같다"며 "다만 차기 대선을 보고 당권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행정부 쪽으로 방향을 돌릴 것인지를 두고 안 대표가 고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6월 지방선거 전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 작업을 마무리하기로 공감대를 형성한 상황에서, 안 대표가 신설 합당될 정당의 지도부로 향할 것인지 아니면 인수위원장을 거쳐 국무총리를 택할 것인지에 따라 향후 정치 행보 로드맵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안 대표도 선거 내내 쉬지 않고 45일 간 뛰어다니느라 휴식이 필요하다"며 "내일 당장 윤 당선인과 회동을 하거나 그런 계획은 없다"고 했다.
 
윤 당선인 측은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인수위 구성과 양당 합당 작업 등을 신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수위 기간 동안 초기 내각 구성을 위한 틀을 잡은 후 원만한 당‧정‧청 관계를 설정해야 지방선거 공천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불과 0.7%포인트 격차로 정권을 잡은 만큼 '국민통합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 거대 야당인 민주당에 협치의 시그널을 보내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이번 선거 과정에선 윤 당선인이 선대위 개편 직후부터 청년 보좌역들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등을 내놨지만 국정 운영은 '통합과 안정'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 당선인 캠프 소속 또 다른 관계자는 통화에서 "선거 도중 청년 윤 당선인에게 청년 보좌역들이 직접 보고하는 '핫 라인'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여가부 폐지 등 다소 극우에 가까운 주장들이 반영됐다"며 "인수위에선 이런 실수가 반복되면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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