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우승에 자극" 용감한 형제들, 9년 만에 다시 장사 등극

9년 만에 다시 형제 장사 진기록을 세운 문형석(오른쪽)-문준석. 대한씨름협회

씨름에서 9년 만에 형제 장사가 다시 탄생했다. 문형석(33), 문준석(31·이상 수원특례시청) 형제다.

문형석은 15일 전라남도 장흥군 장흥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위더스제약 2022 민속씨름 정남진 장흥장사씨름대회' 금강급(90kg 이하) 장사 결정전(5전 3승제)에서 팀 동료 김기수(26)를 3 대 1로 눌렀다. 전날 동생 문준석이 태백장사(80kg 이하)에 오른 데 이어 형도 황소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9년 만에 형제가 다시 꽃가마에 올랐다. 둘은 2013년 9월 경북 경산에서 열린 추석장사씨름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형제 장사에 오른 바 있다.

특히 문형석, 문준석 형제는 고향인 장흥에서 열린 대회에서 나란히 장사 타이틀을 차지하며 의미를 더했다. 둘은 장흥 관산초등학교, 관산중학교, 순천공고, 경기대를 함께 다녔다.

2013년 추석장사씨름대회에서 역대 최초로 형제 장사에 올랐던 문형석(왼쪽)-문준석. 협회


문형석은 결승에서 김기수를 들배지기와 빗장걸이로 잇따라 눕히며 확실하게 분위기를 살렸다. 김기수도 셋째 판에서 잡채기로 반격했지만 문형석이 넷째 판에서 뒷무릎치기로 우승을 확정했다.

앞서 문형석은 8강에서 황성희(울주군청)를 2 대 0으로 눌렀다. 최대 고비였던 4강에서는 금강급 최강으로 꼽히는 임태혁(수원특례시청)을 빗장걸이와 밀어치기로 누르며 우승을 예감했다.

경기 후 문형석은 "동생이 어제 태백장사에 올라 주변에서 부담 없이 하라고 했다"면서 "그 말이 자극이 돼서 좋은 성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김기수 장사와 평소 훈련을 많이 하는 편"이라면서 "서로를 잘 파악하고 있지만 고향에서 대회를 하다 보니 컨디션이 제가 더 좋았던 것 같다"고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9년 만에 형제 장사에 등극한 데 대해 문형석은 동생(문준석)에게 "어제 받은 응원을 보답하려고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면서 "형제 장사에 다시 등극해서 너무 기쁘다"고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이어 "현재 수원특례시청 팀 분위기가 매우 돈독하고 좋다"면서 "앞으로도 이 분위기를 이어가서 좋은 성적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위더스제약 2022 민속씨름 정남진 장흥장사씨름대회' 금강급(90kg 이하) 경기 결과
금강장사 문형석(수원특례시청)
2위 김기수(수원특례시청)
3위 임태혁(수원특례시청)
4위 김진호(영암군민속씨름단)
5위 김태하(연수구청), 황성희(울주군청), 임경택(태안군청), 최정만(영암군민속씨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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