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 통합되나…'교육홀대' 반발 속 MB때로 과거회귀·해체론까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점심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18일 공식 출범하면서 본격적인 정부 조직개편안이 마련될 전망이다.
 
윤 당선인이 '공정성'을 강조했지만 교육철학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의지에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이어서 교육부 축소·통합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이번 인수위원회에 교육분야 인사가 포함되지 않으면서 벌써부터 '교육 홀대'라는 반발이 교육계에서 터져 나오는 가운데 MB정부 때로의 '과거회귀'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가장 유력하게는 교육부와 과학기술부가 합쳐지는 '통합론'이 검토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과학기술을 분리해 교육부와 결합한다는 구상으로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신설됐던 교육과학기술부 모델로 가는 방안이다. 
 
여기에 교육보다는 과학기술을 우선시해 이른바 '과학기술교육부'로 출범시킨다는 것이다.
 
이번 인수위 인선 과정에서 안 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되며 과학기술분야 출신이 전면배치되면서 차기 정부 조직개편 방향도 과학기술 쪽으로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이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 집무실에 첫 출근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안 위원장은 지난 19대 대선부터 교육부 폐지를 주장해왔고 이번 대선 중 과학기술 부총리직 신설을 공약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 장관이 맡고 있는 부총리 지위가 다른 부처에 넘어가고 교육부는 대폭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대해 교원단체에서는 "교육이 과학기술에 종속되거나 뒷전으로 밀려 실종되면 안 된다. 새 정부가 교육을 홀대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교육의 공공성을 주요 가치로 삼는 교육부와 수월성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과학기술부의 정책목표와 철학이 극단적으로 달라서 인문계-이공계 갈등을 더 부추길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교육계에서는 부처 명칭에서 아예 교육이 빠지는 사실상 '해체론'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인공지능(AI) 등 과학기술 지원정책을 강화해 '과학기술전략부'로 출범하고, 교육부 기능을 국가교육위원회로 넘기는 방안이다.
 
이에 따라 당장 7월 출범을 앞둔 국가교육위원회의 역할도 달라질 수 있다.
 
국가 중장기 교육정책을 맡을 국가교육위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이지만, 정권 교체로 차기 정부에서 기본적인 교육 철학과 방향성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유보통합(유치원·어린이집 통합)도 정부 조직 개편에 있어 변수가 될 수 있다.
 
윤 당선인이 유보통합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약한 만큼,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나눠 맡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담당 역할에 조정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교육부의 역할 축소를 반대하고 교육부가 지금처럼 역할을 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있다.
 
하지만 정권 교체기를 맞아 교육부의 역할 조정을 주장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면서 차기 정부에서의 교육부 축소·통합 전망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교육정책 부처는 '문교부'라는 이름으로 출발해 1990년 노태우 정부 때 '교육부'로 바뀌었다.
김대중 정부 때인 2001년 교육부총리가 이끄는 '교육인적자원부'가 됐다가, 2008년 이명박 정부 들어 '교육과학기술부'로 과학기술과 통합돼 장관 부처가 됐다.
 
2013년 박근혜 정부 때는 다시 '교육부'를 되찾고 교육뿐 아니라 노동, 복지, 법무 등 사회 분야 부처들을 총괄하는 '사회부총리'로 위상이 높아졌다.
 
문재인 정부는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공약하며 초중등교육을 시도교육청으로 대폭 이양하는 교육부의 기능 축소 방향을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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