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초반 경찰 인사, '윤핵관'이 키 쥐었나

경찰 인수위 파견 5인…강원, TK, 윤핵관 인연 등 주목
정보 라인 부활하나…수사권 미세조정도 관건
첫 단추는 수뇌부 인사…차기 청장 후보 '각축전'

연합뉴스·국회사진취재단
출범이 얼마 남지 않은 윤석열 정부에서 경찰 조직은 어떤 변화를 겪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 출신인 만큼 검찰 수사권에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경찰 내부에선 차기 정부의 로드맵이 꾸려질 인수위원회 움직임을 일단 주시하는 모양새다.

특히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은 경찰 인사와 기능이다. 오는 7월 경찰 수장인 김창룡 경찰청장의 임기가 종료된다는 점에서 수뇌부 인사의 향방이 어느 때보다 주목되고 있다. 경찰 내 기능 부분에선 문재인 정부 시절 존폐 위기에 몰렸던 '정보 라인'의 부활 가능성도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향후 방향을 가늠하기 위해선 소위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주목해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를 감안하면 강원, TK(대구경북), 정보 라인 등이 각광을 받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경찰 인수위 파견 5인…강원, TK, 윤핵관 인연 등 주목

21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윤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파견되는 경찰은 조지호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경무관), 박현수 경찰청 위기관리센터장(총경), 김도형 서울경찰청 교통지도부장(경무관), 정해영 서울경찰청 홍보협력계장(경정), 박종현 동작경찰서 경비과장(경정) 등 총 5명이다.

인수위에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와 로드맵이 결정되는 만큼, 경찰 파견 인사의 면면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조지호 경무관은 경찰대 6기로 강원도 속초경찰서장을 지냈으며 경찰청 인사과장을 지낸 '인사통'으로 평가된다. 박현수 총경의 경우 경찰대 10기로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경찰 간부후보생 42기인 김도형 경무관은 강원도 삼척 출신으로 강원도 명륜고를 나왔다. 명륜고는 윤 당선인의 측근인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시·4선)의 모교로, 김 경무관은 후배로 알려졌다. 정해영 계장의 경우 경찰대 14기로 역시 강원도 삼척 출신이다.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에 파견돼 근무했으며, 윤 당선인의 측근인 이철규 의원(강원 동해시태백시삼척시정선군·재선)과도 연이 닿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경정은 경찰대 18기로 역시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이를 종합하면 '강원', 'TK', '이명박·박근혜 정부 청와대 파견 근무' 이력 등의 특징이 보이는 상황이다. '윤핵관'을 놓고 볼 때는 권성동·이철규 의원과의 인연이 눈에 띄는 모습이다. 향후 경찰 조직 내부의 힘이 어디로 실릴 지 관측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철규 의원의 경우 경찰 출신인데다가 윤 당선인의 총괄보좌역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되고 있다. 윤 당선인의 최측근 중 경찰 조직에 대한 이해가 높아 경찰 인사 등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한 상황이다.

정보 라인 부활하나…수사권 미세조정도 관건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에서 존폐 위기에 몰렸던 '정보 라인'의 부활 가능성은 이러한 배경에서 나왔다. 이 의원은 경찰청 외사1과장, 경찰청 정보국장, 경기지방경찰청장 등을 지냈으며 조직 내 '정보통'으로 분류된 바 있다.

게다가 윤 당선인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고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을 법무부와 경찰에 맡기겠다고 하면서 인사 검증 업무를 맡는 정보 라인의 활동이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검찰총장 출신인 윤 당선인의 공약 등을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윤 당선인은 검경수사권 조정과 관련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와 '경찰 재수사 불송치 사건에 대한 검찰 송치 요구' 공약을 내걸었다. 검찰의 수사권을 강화하는 취지인 만큼 수사권 조정 미세조정이 이뤄진다면 전반적으로 검찰에 유리한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 경찰의 내부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종의 '당근책'으로 정보 기능 확대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경찰 내부에선 의견이 분분한 모습이다. 한 정보 라인 경찰 관계자는 "불법사찰이나 정치개입 등이 논란이 됐고 처벌까지 받은 경찰도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가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민정수석실을 없앤다고 해서 반대 급부로 경찰의 인사 검증 권한 강화가 바로 이어진다고 보긴 어렵다. 이를 대체하는 또 다른 정부 기능이 생겨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 라인에서는 향후 방향을 면밀히 주시하는 모습이다. 수사 총책인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수사권 재조정 이슈와 관련 "수사권 조정은 20년 넘는 세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숙의를 거쳐 형사소송법을 개정하면서 이뤄졌다"며 "공약은 검사가 송치 후 직접 수사하도록 개정한다는 것인데, 국민 편의 관점에서 법무부, 검찰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첫 단추는 수뇌부 인사…차기 청장 후보 '각축전'

김창룡 경찰청장. 이한형 기자
결국 윤석열 정부의 이른바 '경찰관'을 볼 수 있는 첫 단추는 수뇌부 인사가 될 전망이다. 경찰 수장인 김창룡 경찰청장은 오는 7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정권과 별다른 갈등 없이 무난히 조직을 이끌어 온 김 청장이기에 당장 교체를 서두르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차기 경찰청장 후보군인 치안정감은 현재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 진교훈 경찰청 차장, 최관호 서울청장, 최승렬 경기남부청장, 이규문 부산청장, 유진규 인천청장, 이철구 경찰대학장 등 총 7명이다.

차기 정부에서 '수사 역량'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사통'인 이규문 부산청장과 최승렬 경기남부청장이 주목되는 양상이다. 경북 고령 출신인 이 청장은 경찰대 4기로 대전청장, 경찰청 수사국장, 서울청 수사차장 등 수사 라인을 두루 거쳤다. 서울 출신인 최 청장은 간부후보 40기로 경찰청 특수수사과장, 경찰청 수사심의관, 경찰청 수사국장 등을 역임했다.

전남 출신인 최관호 서울청장은 간부후보 39기로 '기획통'으로 분류된다. 전북 출신 진교훈 경찰청 차장은 경찰대 5기로 '정보통'으로 꼽힌다. 유진규 인천청장은 부산 출신으로 대표적인 '홍보기획통', 이철구 경찰대학장은 유일한 충남 출신으로 수사, 경비 등 여러 분야를 거친 '멀티플레이어'라는 평이다. 첫 국수본 수장인 남구준 본부장의 경우 현행법상 치안총감(경찰청장 계급) 진급이 불가능하진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수사통', '간부후보', '정보통', 'TK' 등의 약진을 관측하는 분위기다. 윤석열 정부가 정식 출범한 뒤 오는 7월까지 각축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윤핵관'의 역할도 덩달아 주목 받을 전망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어느 후보군이 더 우위에 있는지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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