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30년 길라잡이' 탄소중립기본법 25일 시행

2030년 우리나라가 목표로 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2000년대 이전 수준이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25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22일 국무회의에서 탄소중립기본법 시행령이 의결됐다. 법 시행으로 우리나라는 2050 탄소중립 비전을 법제화한 세계 14번째 국가가 된다.
 
우리 현행법상 유일하게 '기후위기 대응'을 목적으로 적시한 탄소중립기본법은 지난해 9월 제정·공포되고 6개월 시행 유예됐다. 이 기간 관계부처 협의로 시행령 등 하위법령 제정이 완비됐다.
 
탄소중립기본법의 핵심은 '2050년 탄소중립 실현'과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40%'다. 법률에는 일단 2050년 달성을 목표로 탄소중립 사회로 이행하라는 비전이 담겼다.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은 '순배출 제로'의 상태다.

2030년 '40% 감축' 목표, 변동 없나

 
아울러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35% 이상' 범위에서 대통령령이 감축목표를 정하도록 했다. 이를 근거로 시행령은 40% 목표를 적시했다.
 
이는 2018년 '총배출량' 7억 2760만 환산톤(tCO2eq)에서 40%(2억 9100만 톤)를 줄인 4억 3660만 톤을 2030년 '순배출량'으로 맞춘다는 것이다. 두 시기 기준치를 순배출량으로 일치시키면 실제 감축률은 36.4%에 해당한다.
 
NDC에 대해 환경부는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여건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은 목표지만, 탄소중립 실현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우리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 대비 제조업 비중은 26.1%로, 일본(19.5%), EU(14.0%), 미국(10.6%)에 비해 훨씬 크다.

제조업 비중은 정권 교체 뒤 NDC 완화의 가능성을 거론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실제로 윤석열 당선자는 '우리 산업계에 과도한 부담'이라고 수차례 밝혔고, NDC 근거규정인 시행령은 정부 차원에서 손쉽게 개정할 수 있어서다.
 
다만 40% NDC는 지난해 12월 UN 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 제출돼 국제적 공약이 돼 있어 수정이 간단치 않다. UN은 각국에 목표치 상향을 종용하는 한편, 기존 목표에서 '후퇴'도 못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기후위기 적응, 정의로운 전환, 녹색성장

 
NDC 달성을 위해 정부는 법 시행 1년 안에 20년짜리 국가 탄소중립 기본계획을 수립(5년마다 갱신)하고, 지방자치단체는 국가 기본계획을 고려해 10년짜리 시·도 및 시·군·구 기본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탄소중립에 대한 각계각층의 협치를 이끌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도 새로 설치될 예정이다. 대통령령을 근거로 지난해 5월 출범한 기존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법 시행에 맞춰 법정 위원회로 전환된다.
 
법 시행에 따라 국가 주요계획과 대규모 개발사업, 국가재정 전반에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하는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과 '기후변화영향평가'가 도입된다. 탄소중립 도시 지정, 녹색교통 활성화 등 부처별 특화 감축정책을 추진할 근거도 마련됐다.
 
기후재난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대기 중의 온실가스 농도 상시측정 등 기상정보관리체계 구축, 기후위기의 영향 평가를 위한 기후위기적응정보 관리체계 구축도 추진된다.
 
탄소중립 이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취약계층 피해를 감안해 관계부처 협업으로 기후위기 사회안전망 강화, 실업·사업전환 지원 등 정책이 마련될 예정이다. 녹색경제 구현을 위해 기술·금융 지원 등의 육성책을 비롯한 녹색성장 시책도 마련된다.
 
필요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기후대응기금'이 신설돼 올 1월부터 운영 중이다. 올해는 2조 4천억 원 규모로 편성돼 온실가스 감축, 신유망·저탄소 산업 생태계 조성, 공정한 전환, 제도·기반구축 등 4대 핵심분야에 중점 지원된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2050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30여 년 여정의 길라잡이가 되어 줄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이 시행된다"며 "올해를 탄소중립 이행 원년으로 삼아, 발전·산업·수송 등 사회 전 부문에 걸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정의로운 전환원칙에 따른 소외계층에 대한 사회적 배려도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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