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은 아직 최저 수준이지만…오미크론 속 사망자 급증
코로나가 국내에 상륙한 2020년 1월부터 약 2년 2개월이 지난 23일까지 국내 누적 사망자는 모두 1만3432명. 인구가 다른 국가들 비교에 사용하는 100만명 당 누적 사망자는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ur world in data)의 20일 집계 기준 248.65명이다.
2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 유행 속에서 3T(검사·추적·치료) 전략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K-방역이 그간 분명한 성과가 있었음은 부인하기는 어려운 근거다. 하지만 이는 초기 코로나와 이어진 델타 변이 유행까지 누적 성과가 포함된 수치로 오미크론 유행 시기를 놓고 보면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유행 내내 하루 사망자는 줄곧 40명 이하를, 델타 유행이 절정에 치솟던 지난해 말에도 100명대에 그쳤지만 오미크론 유행을 겪으며 연일 폭증해 최근 1주일(17~23일) 하루 평균 사망자는 340명 수준이다.
국내 유행이 장기화되는 점, 사망자는 확진자 발생 후 2~3주 정도 시차를 두고 늘어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오미크론 사망자 최고 수준인 프랑스(10.25명, 2월 8일)나 미국(12.35명, 2월 4일) 정도 혹은 그 이상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무리한 완화에 의미 잃은 2년의 준비…멀어진 '사망 최소화' 목표
물론 오미크론 이전에 기존 코로나와 델타 변이 때 유행을 최대한 억제해온 만큼 한 번은 겪을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 오미크론 유행은 대부분 국가에서 전체 코로나 감염 인구가 20% 정도는 돼야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대규모 유행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2년 가까이 치명률이 높은 기존 코로나, 델타 감염을 최소화하고 그 시간에 백신 접종률을 높인 덕에 다른 나라보다 나은 상황에서 오미크론 유행을 맞이할 수 있었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유행이 가속화되던 2월 초부터 지금까지 '완화 일변도' 방역정책을 펼치며 이러한 '사전 효과'도 의미가 퇴색됐다고 평가한다. 예측 수준을 뛰어넘는 확진자 폭증에도 거리두기부터 격리지침까지 계속 방역을 완화하며 유행 규모는 더더욱 커졌다. 정부가 오미크론의 위험을 지나치게 얕잡아봤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기존 거리두기 등 강력한 방역의 효과가 오미크론 유행 하에서는 떨어져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는 입장이지만 이 또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반응이 많다. 별다른 유행 통제 수단이 없는데도 방역 수단을 하나씩 내려놨고 그때마다 '계절독감' 등이 언급되며 심리적 방역조차 해제됐다는 지적이다.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 학술위원장은 "전체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오미크론 감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에서 코로나 초기, 델타 때 정말 잘했던 것을 가지고 (정부가) 사망자가 적다고 말하는 건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